iM증권 보고서…"신용위기 확산 가능성 제한적"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미국 일부 중소형 은행들의 부실 대출 우려로 불거진 신용 리스크가 미중 무역 갈등을 완화하는 데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20일 증권가에서 제기됐다.
최근 미국 지역은행인 자이언스 뱅코프와 웨스턴 얼라이언스의 부실 대출 문제가 불거지자, 시장은 지난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파산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여기에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4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부실 대출을 바퀴벌레에 비교하며 "바퀴벌레가 한 마리 나타났다면 (실제로는) 아마도 더 많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키웠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날 관련 보고서에서 "만약 미중 갈등 증폭으로 미국 경기가 급격히 둔화하고, 특히 고용시장의 급속한 냉각이 현실화하면 연체율 급증으로 각종 부실 리스크가 증폭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입장에서도 신용위기 관리 차원에서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증폭시키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미국 내 자금 경색, 즉 신용 리스크 부각은 미중 갈등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바퀴벌레'가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바퀴벌레'가 심각한 신용위기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미국의 신용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봤다.
그는 "추가 금리 인하와 양적 긴축 중단과 같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완화 기조가 한층 빨라질 수 있음은 시중 유동성 부족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미 연준이 SVB 사태 경험을 통해 신용위험을 조기에 방어할 수 있는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신용 리스크 확산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봤다.
또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미국 내 강한 투자 사이클과 이에 따른 미국 경기 호황 지속도 신용위험을 막아주는 중요한 방패막이 역할"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박 연구원은 "장기 호황과 강력한 유동성 랠리에 따른 부작용, 일부 자금 경색 리스크가 확인됐다는 점 자체는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며 "자산 가격의 변동성 확대 리스크를 주목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ykbae@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