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임헌섭 기자] 애플이 오는 2026년 공개를 목표로 음성비서 시리(Siri)의 차세대 모델 개발을 진행 중인 가운데, 소프트웨어 완성도에 대한 내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구글과 오픈AI 등 경쟁사 대비 AI 기술력 격차를 좁히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내부 테스트 결과에서 “시리의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차세대 AI 음성비서의 품질과 일정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애플은 내년 출시 예정인 iOS 26.4에 맞춰 사용자 화면 인식(Screen Awareness), 개인화된 맥락 이해(Personal Context), 앱 내 제어(App Control) 등 3가지 핵심 AI 기능을 중심으로 완전히 새로워진 시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WWDC 2024에서 애플은 '엄마의 비행기 일정과 점심 약속'을 묻는 사용자의 질문에 시리가 메일과 메시지 앱 정보를 바탕으로 응답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하지만 실제 개발 단계에서는 이 기능 대부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최근 보도를 통해, iOS 26.4를 시험 중인 일부 엔지니어들이 “시리의 반응 속도와 맥락 이해 능력이 기대 이하”라며 성능 불안정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식 출시까지 약 5~6개월이 남았지만, 내부적으로는 기능 불안정과 시스템 구조적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 애플 소프트웨어 총괄은 이미 “1세대 시리의 아키텍처가 개인화 기능을 구현하기엔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에 애플은 올해 봄, 기존 구조를 완전히 폐기하고 ‘2세대 시리 아키텍처’로 전환하는 결단을 내렸지만, 이 결정은 개발 일정에 큰 차질을 불러왔다.
아울러 WWDC 2024에서 공개된 시리의 데모 영상도 실제 작동하지 않는 ‘연출용 시연’이었고, 당시 발표된 기능 대부분이 프로토타입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마케팅과 기술 간 괴리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내부 조직 개편도 이어졌다. 지난 3월 AI와 시리를 총괄하던 존 지아난드레아(John Giannandrea)가 물러나고, 마이크 록웰(Mike Rockwell)이 새로 임명됐다. 팀 쿡 CEO가 지아난드레아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이 직접적 계기로 알려졌다.
그러나 리더 교체 이후에도 핵심 인력 유출은 멈추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인재 유출이 애플의 AI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페더리기는 내부에 “성능이 더 우수하다면 외부 AI 모델도 시리에 통합하라”는 새로운 지침을 내렸다. 이는 애플이 지난 2023년까지만 해도 금기시했던 ‘외부 AI 모델 도입’ 정책의 급격한 전환을 의미한다.
현재 애플 내부에서는 두 개의 팀이 병행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 팀은 애플 자체 모델 기반 시리를, 다른 한 팀은 구글 제미나이(Gemini)를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Private Cloud Compute) 방식으로 연동하는 시리를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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