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박자 경고음, 한마디가 관세협상 판세 바꾼다[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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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박자 경고음, 한마디가 관세협상 판세 바꾼다[기자수첩]

이데일리 2025-10-20 06:1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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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을 대표로 하는 관세협상 대응팀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19일 귀국했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간 관세협상이 타결될 것이란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자주 언급하는 “대통령의 1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는 말처럼, 이번 한미 관세협상은 국민 5200만명의 생계와 직·간접적으로 맞닿은 사안이다. 그만큼 추측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김 실장을 비롯해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경제 사령탑이 일제히 미국을 방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의 출국과 귀국 과정에서 나온 한마디 한마디가 주목받는 이유다.

그러나 통화스와프 협상을 둘러싸고 정부 내 메시지가 엇갈리면서 혼선이 빚어졌다. 구 부총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댈러스 국제공항에서 “미국 측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 같다”고 밝혀,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을 불렀다.

반면, 하루 뒤인 16일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통화스와프는 유제한이든 무제한이든 진전이 없다”며 “협상팀과 실시간 교감이 없는 상태”라고 선을 그었다. 경제와 외교의 핵심 라인이 엇갈린 목소리를 낸 셈이다.

물론 정부 내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국가적 난제라 할 수 있는 관세협상에서조차 엇박자가 노출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이번 협상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핵심 산업과 직결돼 있으며, 국제사회 파급력도 큰 사안이다. 현안 전반에 걸쳐 메시지 통일 전략을 세우고, 민감한 발언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공직자의 자세를 설명하며 ‘파초선’을 비유로 들곤 했다. 중국 고전소설 서유기에 등장하는 나찰녀의 부채로, 한 번 부치면 천둥 번개가 친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앞서 국무회의에서 “아주 작은 부채지만 세상은 엄청난 격변을 겪는다”며 “여러분이 하시는 일, 작은 사인(서명) 하나, 작은 관심 하나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은, 그 작은 관심과 어떤 판단에 의해 누군가는 죽고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와 안보 사령탑도 마찬가지다. 말 한마디가 관세협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발언이 아니라 조율이다.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와 관련,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협상할 예정인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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