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면 식탁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여름 내내 시원한 국이나 차가운 반찬을 찾던 입맛이 서서히 따뜻하고 짭조름한 음식으로 옮겨간다.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고 공기가 건조해질수록 밥 한 숟가락이 간절해지는 계절이다. 이런 시기에 꼭 생각나는 반찬이 있다. 손이 많이 가지 않지만 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우게 만드는 음식, 바로 김무침이다.
김은 한 장만 구워도 고소한 향이 식탁을 채운다. 불에 닿으면 금세 푸른빛이 돌고, 손으로 찢었을 때 바스러지는 그 질감이 매력이다. 간단히 간장 양념에 무치면 밥반찬으로 훌륭하고, 다른 반찬 없이도 한 끼를 든든하게 채워준다. 바쁜 날에도 10분이면 완성할 수 있어 많은 집밥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다.
김무침은 남은 김을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반찬이기도 하다. 냉장고 한쪽에 굳은 김이 남아 있다면, 이 요리를 한 번쯤 만들어볼 만하다. 기름을 두르지 않고 굽기 때문에 느끼하지 않고, 간장과 매실액의 조화로 짭조름하면서도 감칠맛이 깊다. 밥과 함께 비벼 먹어도 좋고, 도시락 반찬으로 싸도 식감이 오래 유지된다.
김의 효능
김은 바다에서 나는 채소라고 불린다.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해 영양이 고르게 들어 있다. 요오드와 철분은 물론, 비타민 A·B군이 많아 피로감이 쌓일 때나 입맛이 없을 때 도움이 된다. 김 10장에는 달걀 한 개에 맞먹는 단백질이 들어 있으며, 지방 함량은 낮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또한 김에 들어 있는 타우린은 체내 노폐물 배출을 돕고 나트륨 섭취가 많은 식단의 균형을 잡아준다. 미네랄이 풍부해 피부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조리 과정이 단순하고, 굽거나 무쳐 먹어도 제맛을 유지하는 것이 장점이다.
김무침 레시피
김무침의 기본은 ‘좋은 김을 푸른빛이 돌 때까지 굽는 것’이다. 불에 직접 닿는 시간이 길면 쓴맛이 날 수 있으니, 프라이팬을 달군 뒤 5초 간격으로 뒤집어가며 구워준다. 김 20장을 준비해 푸른빛이 돌면 가위를 이용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둔다.
양념장은 맛술 2큰술, 양조간장 2큰술, 까나리액젓 1/2큰술, 매실액 2큰술, 참기름 1큰술, 다진 마늘 2/3큰술을 섞어 만든다. 여기에 잘게 다진 쪽파 6개, 홍고추 1개를 넣고 고루 섞는다. 마지막에 통깨를 뿌리면 고소한 향이 완성된다.
양념장은 한 번에 섞지 말고 절반만 넣고 버무린 뒤 간을 본다. 짠맛이 강하면 남은 양념은 절반만 더 넣으면 된다. 간장 대신 진간장을 쓰면 감칠맛이 더 깊고, 까나리액젓 대신 멸치액젓을 넣어도 괜찮다. 김은 양념을 넣은 후 너무 오래 두지 말고 바로 섞어야 바삭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
김무침 더 맛있게 먹는 법
김무침은 단독 반찬으로 먹어도 좋지만, 밥에 비벼 먹으면 한 끼 식사로 손색없다. 뜨거운 밥 한 공기에 김무침을 얹고 김 가루를 추가하면 고소한 김 비빔밥이 된다. 달걀프라이를 올리면 완벽한 한 끼로 변한다.
남은 김무침을 보관할 때는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 가장 윗칸에 두는 것이 좋다. 냉기가 강한 곳에 두면 김이 눅눅해질 수 있다. 다음날 먹을 때는 참기름을 한 번 더 둘러 풍미를 살리면 된다.
매운맛을 원한다면 청양고추를 1개 다져 넣어보자. 새콤함을 더하고 싶다면 식초 몇 방울만 더해도 맛이 깔끔해진다.
김무침은 재료가 단순하지만 맛의 깊이는 그 이상이다. 바다 향이 고스란히 살아 있고, 쪽파의 향이 밥맛을 끌어올린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밥반찬의 기본이라 불릴 만하다.
김무침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김 20장, 쪽파 6개, 홍고추 1개, 맛술 2큰술, 양조간장 2큰술, 까나리액젓 1/2큰술, 매실액 2큰술, 참기름 1큰술, 다진 마늘 2/3큰술, 통깨 약간
■ 만드는 순서
1. 김은 프라이팬에서 푸른빛이 돌 때까지 앞뒤로 굽는다.
2. 가위를 이용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3. 쪽파와 홍고추를 잘게 다진다.
4. 볼에 맛술, 간장, 까나리액젓, 매실액, 참기름, 다진 마늘을 섞는다.
5. 김, 쪽파, 홍고추를 넣고 고루 버무린다.
6. 마지막에 통깨를 뿌려 완성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김은 오래 구우면 쓴맛이 나므로 10초 이내로 뒤집어가며 굽는다.
- 양념은 두 번에 나눠 넣어 짠맛을 조절한다.
- 참기름은 버무리기 직전에 넣어야 향이 오래 유지된다.
- 조미김보다 구운 김을 써야 김 본연의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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