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태는 1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한화 타선을 상대로 7이닝 동안 피안타 4개, 사사구 2개만 허용하고 1실점만 내주는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91개 공을 던지면서 삼진도 4개를 잡았다.
삼성은 최원태의 호투에 힘입어 7-3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만들었다. 지난 9일 SSG랜더스와 준PO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최원태는 올 시즌 가을야구에서 벌써 두 차례나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준플레이오프(준PO) 때도 최원태의 활약은 빛났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고 준PO에 오른 삼성은 SSG와 준PO 1차전에서 SSG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를 상대하는 어려운 승부를 펼쳐야 했다. 하지만 최원태가 예상 밖의 호투로 승리를 따낸 덕분에 ‘열세’로 평가됐던 판세를 단숨에 뒤집는데 성공했다.
최원태의 이날 출발은 불안했다. 1회말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먼저 실점했다. 하지만 최원태는 2회부터 7회까지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이렇다할 위험한 위기도 없었다.
최원태의 호투와 달리 올 시즌 16승을 따낸 한화 선발 라이언 와이스는 4이닝 만에 9안타 5실점을 내주고 일찍 무너졌다. 경기 전 모든 이들이 와이스가 최원태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였다.
이날 경기 MVP는 당연히 최원태였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두 번째로 수훈선수 인터뷰에 나선 최원태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그동안 포스트시즌에 너무 못해서 그런 비판을 들을 만했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24시즌까지 최원태는 평균자책점 11.16이라는 참혹한 포스트시즌 기록을 가진 선수였다.
하지만 올해는 13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69 이라는 경이로운 성과를 만들어냈다. ‘미운오리새끼’가 ‘백조’로 변신한 것과 비유할 수 있다.
최원태는 이번 가을야구에서 완전히 달라진 투구를 펼치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강민호’라고 답했다. 그는 “(강)민호형 사인대로 던졌는데 그게 호투 비결“이라며 ”더그아웃에서 형들이 분위기를 잘 만들어줘 편하게 즐기면서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가을에도 최원태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을 뻔 했다. NC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구원투수로 한 차례 등판했지만 한 타자만 상대해 볼넷을 내준 뒤 교체되는 굴욕을 당했다. 이후 그는 2차전 미출장 선수로 분류돼 ‘전력외’ 취급을 당했다.
최원태는 그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그는 “그때 연습을 많이 하며 준비한 것이 준PO 1차전부터 잘 던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최원태가 1회 홈런을 맞은 뒤 정신을 차린 것 같다. 그다음부터는 완벽하게 한화 타선을 막았다”면서 “최원태가 그동안 가을에 약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제는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같다”고 칭찬했다.
‘가을 야구에 약한 선수’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버리고 ‘빅게임 피처’로 거듭난 최원태는 PO가 5차전까지 간다면 다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번 가을에 완전히 새로 태어난 최원태가 올해 포스트시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