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김세영(32)이 5년간의 긴 침묵을 깨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김세영은 19일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3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합계 24언더파 264타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이로써 김세영이 LPGA 무대 정상에 오른 것은 2020년 11월 펠리컨 챔피언십 이후 약 5년 만이다.
김세영은 우승 직후 “한국에서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늘 꼭 우승하고 싶던 대회였다”며 “가족들 앞에서 우승하는 것이 오랜 꿈이었는데, 그 꿈을 이루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결점 플레이를 이어가던 김세영은 라운드 초반 3번 홀(파4)에서 보기로 잠시 흔들렸지만, 이후 안정된 경기운영으로 흐름을 되찾았다.
그는 “오늘은 아침부터 매 홀마다 긴장이 됐다. 오랜만에 우승 기회를 맞이해 ‘이게 진짜인가, 꿈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노)예림이가 공격적으로 치며 한 타 차까지 좁혀와서 나도 함께 공격적으로 플레이했다.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고, 끝까지 밀고 갔다. 아버지가 ‘두렵거나 긴장돼도 쫄지 말라’고 하셨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김세영은 KLPGA 투어 5승을 포함해 프로 통산 18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2010년 KLPGA 정회원으로 입회한 그는 투어 3년 차에 3승을 거둔 뒤, 다음 해 2승을 추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2015년 미국 무대에 진출해 데뷔 시즌에만 3승을 거두며 박세리(1998년), 김미현(1999년), 한희원(2001년), 안시현(2004년), 이선화(2006년), 신지애(2009년), 서희경(2011년), 유소연(2012년)에 이어 한국인 9번째 LPGA 신인상 수상자가 됐다.
그는 이후 매 시즌 꾸준히 우승을 추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고, 2020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이어 열린 펠리컨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하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이후 약 5년간 부침을 겪었다.
김세영은 “오랜 기간 우승이 없어 조바심이 났다. 한 번 잃었던 길을 다시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결국 중요한 건 경로를 이탈하지 않는 것이란 걸 배웠다”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어 “잘하는 선수들은 결국 자기 플레이를 찾으면 다시 잘하더라. 그 시기가 빨리 올 수도, 늦게 올 수도 있다”며 “나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다행히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올바른 길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우승으로 김세영은 상금 34만5천 달러(약 5억 원)를 획득하며, 통산 누적 상금 1,500만 달러(약 216억 원)를 돌파했다. 이로써 LPGA 누적 상금 랭킹 10위권에 진입했다.
그는 “예전엔 상금을 버는 게 목표였는데, 이제는 그게 전부가 아니란 걸 느꼈다”며 “올해부터는 세계 랭킹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세계 랭킹이 곧 선수의 가치이기 때문에 최대한 올리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영암 출신인 김세영은 이번 대회 내내 가족, 친지, 친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펼쳤다.
남은 시즌 계획에 대해 그는 “다음은 말레이시아 대회에 출전하고, 이후 미국 댈러스에서 2주 정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일본 대회는 출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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