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캄보디아 구금' 한국인 64명 송환, 구속영장 신청 논의 중…배후 프린스그룹 천즈 '행방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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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캄보디아 구금' 한국인 64명 송환, 구속영장 신청 논의 중…배후 프린스그룹 천즈 '행방묘연'

폴리뉴스 2025-10-19 13:44:01 신고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날 송환에는 경찰 호송조 190여명이 투입됐다.[사진=연합뉴스]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날 송환에는 경찰 호송조 190여명이 투입됐다.[사진=연합뉴스]

캄보디아에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전세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됐다. 이들은 곧바로 관할 경찰서로 압송돼 범죄 혐의점을 수사 받는 중이며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로맨스스캠 등의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송환된 이들 중 일부는 인터폴 적색수배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9일 오후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피의자 64명에 대한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19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체포 상태로 조사받는 인원이 많은 만큼 체포 시한인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환된 64명은 한국시간으로 18일 새벽 2시쯤 전세기 탑승과 동시에 체포돼 20일 새벽 2시에 체포 시한이 만료된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각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현재 64명은 충남경찰청에 45명, 경기북부청에 15명 등 전국 각지로 분산돼 조사받고 있으며 이 중 서울 서대문경찰서가 수사하는 1명은 리딩방 사기에 활용된 통장의 명의자로 밝혀져 단순 제공자인지, 적극 가담자인지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이들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 KE9689편은 18일 오전 8시 3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범죄자들의 전세기 송환은 2017년 필리핀 보이스피싱 등 해외도피사범 47명, 지난달 3일 필리핀 폭력조직원 보이스피싱 사범 49명에 이어 역대 세 번째이며 캄보디아 범죄조직 연루 64명의 전세기 송환은 단일 국가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송환된 한국인 64명은 대부분 피의자 신분이다.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의 사기 단지 검거 작전 당시 붙잡혔고 나머지 5명은 스스로 신고해 범죄 단지에서 구출됐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범죄 단지를 조성하고 사기 배후 인물로 알려진 프린스그룹 천즈 회장의 행방불명설도 제기된 가운데 아직도 캄보디아 내에 남아 범죄에 가담하고 있는 청년들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추가 논란도 예상된다.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날 송환에는 경찰 호송조 190여명이 투입됐다. [사진=연합뉴스]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날 송환에는 경찰 호송조 190여명이 투입됐다. [사진=연합뉴스]

'피해자이자 피의자'…전세기 타자마자 체포영장 집행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피의자'인 64명은 모두 전세기에 타자마자 체포됐다. 국적법상 국적기 내부는 대한민국 영토여서 전세기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으며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뒤 수갑을 채우고 양옆에 형사들이 앉았다.

이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포크·나이프 등 날카로운 식기류가 필요 없는 샌드위치를 기내식으로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기에는 의사, 간호사 등도 탑승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통상적인 범죄자 송환에는 피의자 1명당 형사 2명이 송환 항공편에 동행해 이를 기준으로 하면 최소 경찰관 128명이 필요하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190여명이 투입돼 만반의 준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국제공항 도착 후 입국장에 내리자마자 피의자 신분으로 관할 경찰관서로 압송된 이들은 범죄 혐의점을 수사 받을 예정이다.

이들을 호송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서 호송용 승합차 총 23대가 미리 대기해 있었으며 송환 대상자들은 △충남경찰청 45명 △경기북부청 15명 △대전경찰청 1명 △서울 서대문경찰서 1명 △경기남부청 김포경찰서 1명 △강원 원주경찰서 1명으로 분산돼 수사를 받는다.

경찰청은 수사기획조정관(치안감)을 단장으로 하는 공항현장대응단 인력 215명도 추가로 배치해 호송차 주변에도 소총을 든 경찰 특공대원들이 도열했고 공항 곳곳에 경찰 기동대원들을 배치했다. 소총을 든 경찰 기동대도 공항 내 대거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날 송환에는 경찰 호송조 190여명이 투입됐다. [사진=연합뉴스]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날 송환에는 경찰 호송조 190여명이 투입됐다. [사진=연합뉴스]

공항 경비 삼엄, 입국 후 고개 숙인 채 호송차 탑승

수갑을 찬 채 한국 땅을 밟은 64명의 한국인들은 피의자 1명 당 형사 2명이 동원돼 양쪽 팔을 잡고 연행했다. 대부분 남성이었지만 긴 머리를 늘어뜨려 얼굴을 가린 여성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대부분 마스크와 모자, 머리카락 등을 동원해 얼굴을 가렸다.

휠체어를 탄 채 연행돼 고령자로 추정되는 이도 목격됐다. 일부 피의자는 반팔·반바지 밖으로 노출된 문신이 드러났으며 이들이 이동하는 길에는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일반인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이동하는 길을 따라 취재진도 함께 이동하며 질문을 던지자 시선을 돌리는 피의자들도 있었지만 답변은 하지 않았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호송 행렬에 욕설을 해 잠시 소란스러웠지만 경찰이 즉각 제지하면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호송차 탑승은 약 35분 만에 마무리됐다. 새벽부터 대기하던 호송용 승합차 23대는 피의자들을 태우고 각 지역으로 차례로 출발했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에 대해 수사할 예정으로 납치·감금을 당한 뒤 범죄에 가담했는지, 불법성을 인지하고도 적극 가담했는지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앞서 지난 14일 미국 재무부는 프린스 그룹을 '초국가적 범죄 조직'으로 규정하고 천즈 회장을 비롯해 그룹과 관련한 제재 146건을 시행했다.

미국 검찰은 프린스 그룹 천즈 회장을 온라인 금융 사기와 자금 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추적을 통해 범죄 수익으로 추정되는 비트코인 12만 7271개를 몰수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미 법무부는 천즈 회장의 프린스 그룹이 관리하던 약 150억 달러(약 21조원)의 비트코인 압류를 시행해 자산 몰수에 나섰다.

프린스그룹 천즈 회장. [사진출처=프린스은행]
프린스그룹 천즈 회장. [사진출처=프린스은행]

범죄단지 운영했던 천즈 회장 자취 감춰, 도피설 제기

캄보디아에서 대규모 사기범죄 단지를 운영해 막대한 부를 쌓은 것으로 알려진 프린스그룹 천즈 회장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전해지면서 각종 설이 제기되고 있다.

현지 매체 캄보디아데일리와 크메르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정부가 지난 14일 프린스그룹 등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뒤 천즈 회장 행방이 묘연해 실종설, 도피설 등이 나오고 있다.

1987년 중국에서 태어난 천즈 회장은 캄보디아 국적의 중국인이다. 2014년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한 뒤 캄보디아 초고위층과 인연을 맺으며 급성장했다.

정계와 유착해 급속도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2020년부터 캄보디아에서 절대 권력을 누리는 훈센 전 총리의 개인 고문으로 활동한 바 있다. 부동산과 은행 등 8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캄보디아로부터 '옥냐(Oknha·국가공신)' 칭호도 받았다. 캄보디아 범죄 단지인 '태자단지'의 실제 배후인 프린스 그룹을 운영해 왔다.

천즈는 '돼지 도살자(Pig Butcher)로 불리며 가짜 채용 공고를 통해 사람들을 유인한 뒤 여권을 압수하고 숙소에 감금해 로맨스스캠, 보이스피싱 등 온라인 범죄로 막대한 범죄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현지 매체는 "중국이 프린스 그룹을 조사하기 위해 특별 TF를 구성하는 사이 캄보디아 내에서 천즈 회장 흔적이 사라졌다. 일각에서는 그가 캄보디아 시민권을 박탈당해 중국으로 송환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미-영 정부, 프린스그룹 제재 발표…美 금융사기로 기소

천즈 회장의 도피설을 미국과 영국 정부가 프린스그룹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후부터 제기됐다. 미국 재무부는 프린스 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규정하고서 천즈 회장을 비롯한 이 그룹과 관련해 146건의 제재를 시행한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각) 밝혔다.

이어 미국 법무부는 천즈 회장을 온라인 금융 사기와 자금 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피고인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간 파악된 범죄 사실만으로 재판에 회부한 것으로 유죄 확정 시 최대 4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미 법무부는 또 천즈 회장이 보유해 온 약 150억 달러(약 21조 원) 상당의 비트코인 12만 7271개를 몰수하기 위한 소송을 법원에 제기해 미국 정부가 해당 비트코인을 압류 중이다. 이는 미 법무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압류로 알려졌다.

영국도 프린스 그룹과 연계된 레저·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진베이 그룹', 진베이·프린스 그룹과 연계된 암호화폐 플랫폼 '바이엑스 거래소'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했다.

영국 정부는 '골든 포춘 리조트 월드'도 제재 대상으로 올리면서 프린스그룹 자회사가 건설하고 '기술 단지'로 위장한 프놈펜 외곽의 대규모 로맨스스캠 단지의 배후 회사라고 설명했다.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에 따르면 프린스그룹의 부동산 계열사인 '프린스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은 홈페이지에 서울 중구 순화동에 한국사무소가 있다고 안내 중이다.전화번호는 캄보디아 국가 번호를 사용 중이다. 2025.10.16 [프린스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에 따르면 프린스그룹의 부동산 계열사인 '프린스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은 홈페이지에 서울 중구 순화동에 한국사무소가 있다고 안내 중이다.전화번호는 캄보디아 국가 번호를 사용 중이다. [사진=프린스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캄보디아 범죄집단' 강남 한복판에 버젓이 사무실 차려

캄보디아에서 범죄 단지를 만들어 놓고 대규모 온라인 사기와 인신매매를 벌여 최근 미국·영국 정부의 합동 제재를 받은 프린스그룹이 서울 도심에서도 사무실을 운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프린스그룹의 부동산 계열사 '프린스 리얼이스테이트그룹'은 지난 2월부터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한 빌딩 16층에 '킹스맨 부동산 그룹'이란 이름으로 사무실을 운영했다. 현재 사무실은 불이 꺼진 상태이며 홈페이지와 관련 SNS 등도 폐쇄된 상태다.

해당 회사는 캄보디아 프놈펜의 레지던스, 콘도 등을 투자 상품으로 내세우며 '외국인에게도 100% 영구 토지 소유권 보장' '외국인 대상 전문 금융 지원 제공' 등의 문구로 홍보했으며, 홈페이지에는 한국어와 영어에 능통한 직원을 구하는 등 월 3000달러(약 425만원) 이상의 급여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의혹을 제기하며 "증구 순화동에 있던 사무실을 임시 폐쇄하고 지금 강남에 사무실을 차리고 있다고 한다"며 "개명을 해서 '킹스맨 부동산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캄보디아 내에서의 자국민 보호나 수사 협조 요청도 좋지만, 범죄 조직의 국내 활동도 엄정 수사해야 한다"며 프린스그룹 및 계열사의 부동산 구입 내역, 자금 출처, 해외 송금 내역, 암호화폐 거래 내역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해보고 국가수사본부에서 수사 착수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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