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도 흔들릴 때가 있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가을야구 문을 연 코디 폰세는 올 시즌 가장 많은 실점을 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예상치 못한 부진이었지만 폰세는 상대가 잘했을 뿐이라며, 다음 경기 호투를 다짐했다.
폰세는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타자들이 잘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 팀이 승리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2018년 이후 7년 만에 가을야구에 오른 한화는 전날(18일) 에이스 폰세를 1차전 선발투수로 앞세워 기선제압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폰세는 6이닝 7피안타(1홈런) 6실점(5자책점)을 기록, 본인의 한 시즌 최다 실점은 물론 역대 PO 승리 투수 중 최다 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포스트시즌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최다 실점 타이기록이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마치며 위력을 드러낸 그는 2연속 안타를 맞으며 3실점을 기록했고, 3회와 4회에도 점수를 내주며 크게 흔들렸다.
특히 3회 무사 1, 3루 위기엔 투구 인터벌 시간을 두고 상대 타자 구자욱 및 주심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예상 밖의 부진이었으나, 폰세는 의연했다.
그는 "포스트시즌이라고 크게 부담을 느낀 것은 아니다. 정규 시즌이랑 크게 다른 마음가짐도 아니었다. 나는 잘 던졌으나, 삼성 타자들이 잘 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자욱과의 갈등 상황에 대해서도 "피치클록 시간을 원하는 만큼 쓰고자 했다. 투수의 권리 안에서 시간을 조금 길게 끌었더니 그런 상황이 발생했다"며 "시간을 끈다고 심판이 경고를 줄 수 있다는 규정은 듣지 못했다. 피치클록 시간 내에선 원하는 만큼 시간을 쓰고 공을 던지면 된다고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록 경기 초반 흔들리긴 했지만 폰세는 5회와 6회를 완벽하게 막으며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이미 투구수 100개를 넘긴 상황이었지만 그는 벤치에 한 이닝 더 던질 수 있다고 어필하기도 했다.
폰세는 "5회부터 확실히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다. 팀에 더 보탬이 되고 싶어 7회까지 던지고 싶었다"고 전했다.
비록 가을야구 첫 경기는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제 그는 다음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폰세는 "최선을 다해서 던졌고, 삼성 타자들이 좋았다. 올해 삼성 상대 두 번째 등판이었는데, 또 만난다면 더 잘 던질 자신이 있다"고도 전했다.
삼성을 다시 만난다면 이번 시리즈를 5차전까지 끌고 가게 된다. 폰세, 그리고 한화로선 그의 다음 등판이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가 되는 것이 더 유리하다.
하지만 폰세는 "시리즈를 승리하는 것이 목표일 뿐, 다음 등판 상대가 누가 되는 크게 상관없다"고 담담히 말했다.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최대 경쟁자 르윈 디아즈와의 승부에 대해서도 "조금 더 조심했을 뿐, 크게 의식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타이틀을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 다만 나의 MVP보단 한화 이글스 선수로서 MVP를 받는다는 것이 자랑스러울 것 같다. 팀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싶다"며 팀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화 선수로서 MVP를 수상한다면 대전 홈구장 내 벽화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을 수 있다고 하자 그는 "최근에 벽화를 봤다. 훌륭한 한화 선수들 옆에 내 얼굴이 들어간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욕심이 난다. 벽화를 남길 수 있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눈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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