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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0개주서 동시다발 시위 …“참석자 500만명 이상”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날 뉴욕 타임스퀘어, 보스턴, 애틀랜타, 시카고 등 주요 도시에서 노킹스 시위가 열렸다.
앞서 시위 주최 측은 전국 50개주에서 2600개 이상의 집회가 열릴 것으로 예고했다. 뉴욕 경찰국은 이날 1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평화롭게 시위를 벌였으며 체포된 시민은 없다고 밝혔다. 샌디에고 집회에는 2만4000명 이상이 참석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정확한 참여 인원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지난 6월14일 열렸던 노 킹스 시위 당시 참가자 규모인 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보고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에는 “시위보다 더 애국적인 것은 없다”, “파시즘에 저항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든 시민들이 몰려들었고 보스턴과 애틀랜타, 시카고의 공원에서도 수천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수도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에선 시위대가 행진한 것을 비롯해 주지사나 주의회 다수가 공화당 소속인 주에서도 법원과 공공장소에서 소규모 피켓 시위가 이어졌다.
공화당은 이번 시위에 대해 ‘미국을 혐오하는 집회’(Hate America rallies)‘라고 폄하했지만, 많은 지역에서 시위는 오히려 거리 축제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시위 현장에는 행진 악대가 등장하는 가 하면, 미국 헌법의 시작 문구인 ’우리는 국민이다‘(We the People·정부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의 핵심 원칙을 나타낸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설치돼 시민들이 서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최근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른 개구리 복장을 한 시위자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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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참가자들 “민주주의 무너지고 있다” 우려
이날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세 번째로 벌어진 대규모 동시 집회다. 특히 보름 넘게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까지 겹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와 사법부에 대한 도전적인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강하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 집회에 참석한 이라크전 참전 용사 숀 하워드는 “트럼프 행정부가 법을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처음으로 거리로 나섰다”며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민자 구금과 미국 내 도시에 군대를 배치하는 행위가 ‘비미국적’(un-American)이며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스러운 신호”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동안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휴식을 취하며 한국과 일본, 대만 기업 대표들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그는 지난 17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를 왕이라 부른다지만, 나는 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날 늦게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캠프의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이번 시위를 조롱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군주 복장을 하고 왕관을 쓴 채 발코니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민주당 인사들은 이번 시위를 통해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런 대규모 집회는 정치에 관심 없던 시민들에게 용기를 준다”고 말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워싱턴 집회 연단에서 “우리는 미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여기에 있다. 트럼프 아래서 미국의 실험은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공화당은 시위대를 주류에서 벗어난 극단적인 존재로 묘사하며 장기화하고 있는 연방정부 셧다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시위자들에 대해 “공산주의자, 자본주의 혐오자, 마르크스주의자”라 칭하며 극단 세력이 주도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렉 애벗 텍사스주지사, 글렌 영킨 버지니아주지사 등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은 주방위군 투입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트럼프 집회는 미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어졌다. BBC에 따르면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이탈리아 로마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연대 시위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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