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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대 앞에서 ‘이게 뭘까’ 싶어 손이 갔다. 투명 플라스틱 곽에 담긴 햄버거가 유독 눈에 띄었다. 내용물이 들여다보이는 외관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마트24가 최근 선보인 ‘시선강탈버거’ 시리즈다. 이름처럼 포장부터 눈길을 끈다. 전자레인지에 데우자 치즈가 천천히 녹으며 고소한 냄새가 퍼졌다.
첫인상은 꽤 괜찮았다. 패티의 육향이 은근하게 퍼지고, 부서지지 않으면서 결이 살아 있는 식감이 의외였다. 고기 사이사이에 구운 양파와 다진 피클이 씹히며 짭조름한 감칠맛을 더했다. ‘더블비프치즈버거’는 이름처럼 무난한 구성, ‘블랙페퍼더블버거’는 진한 후추 풍미가 혀를 자극했다. 편의점 버거지만 기본기 탄탄한 프랜차이즈 기본 라인업과 비교해도 나름 경쟁력이 있다.
기존 편의점 버거가 얇은 비닐·종이 포장에 담겼다면, 제품은 단단한 플라스틱 곽을 택했다. 내용물이 한눈에 보여 위생적이고 신뢰감이 든다. 전자레인지에 데워도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보기 좋은 음식이 맛도 좋다’는 심리를 노린 전략이다. 단순히 맛뿐 아니라 먹는 경험의 질을 높이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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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각각 3980원. 두 장의 패티가 들어간 구성으로 프랜차이즈 기본 버거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신세계푸드(031440)의 제조 노하우를 접목해 고기 식감과 소스 균형을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먹어보면 봉지버거의 평면적인 맛 대신, ‘조금 더 정성 들인 한 끼’라는 인상이 남는다.
두 제품 모두 참깨 번과 구운 양파, 다진 피클을 공통적으로 사용하지만 차별화는 소스에서 갈린다. 더블비프치즈버거는 바비큐 소스와 치즈의 조합으로 호불호 없이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반면 블랙페퍼더블버거는 진한 후추 소스가 패티의 풍미를 끌어올린다. 매콤한 향신료를 선호한다면 후자가 더 맞을 수 있다.
물론 한계도 있다. 패티는 돼지고기·소고기 혼합으로 100% 소고기 버거와는 풍미 차이가 있다. 채소 토핑이 적어 금세 느끼해질 수 있고, 보관 특성상 양상추·토마토가 빠져 있다. 편의점 버거의 구조적 제약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다만 편의점 샐러드 등을 함께 곁들이면 의외로 균형이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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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론 ‘이게 편의점 햄버거의 진화인가’ 싶은 생각도 들게 하는 제품이다. 조리의 편의성, 가시성 높은 패키징, 묵직한 내용물. 대형 프랜차이즈가 가성비 라인과 프리미엄 라인으로 양분되고 있는 것처럼, 편의점 햄버거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3500원 가격대를 경계로 이분화되는 현상이 뚜렷하다.
실제로 이마트24의 프리미엄 햄버거(3500원 이상)는 지난해 20종에서 올해 23종으로 늘었고, 매출도 1~8월 기준 전년대비 27% 증가했다. 이마트24는 앞으로도 ‘고객이 편의점에 올 이유’를 만들기 위해 프리미엄 햄버거 라인업을 늘리고, 패티·소스 등 주요 원재료 업그레이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결론적으로 시선강탈버거는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제품이다. 단순 한 끼를 넘어 편의점에서도 ‘먹는 경험의 질’을 높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CU·GS25·세븐일레븐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가장 약체로 평가받아왔던 이마트24가 ‘편의점 버거의 새 기준’을 세우려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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