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교보폭 확대 속 노동신문 '다극질서 전환' 필연성 선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최근 외교적 입지를 넓히며 '다극화'의 주요 축을 자처해온 북한이 주민들이 보는 관영 매체를 통해서도 "다극세계의 수립이 확고한 대세"라고 선전에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국제관계의 새로운 변천은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방이 더는 다른 나라들을 지배하는 지위에 있지 못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신문은 "세계 여러 나라의 많은 분석가들 속에서 냉전 종식 이후 서방이 고집해온 자유세계질서가 면전에서 붕괴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울려 나오고 있는 것은 세계의 정치경제 구도가 변천되고 발전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실증해 주고 있다"고 했다.
서방 주도의 낡은 국제경제 질서가 급격히 허물어지고, 국제 무대에서 서방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으며 군사적 지배권 확장 시도도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과거 빈궁과 예속에서 시달리던 많은 나라들이 오늘날에 와서 국제 무대에서 무시할 수 없는 지위를 차지하고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자주는 막을 수 없는 현 세계의 기본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에 이어 중국·러시아·동남아시아 고위 인사를 대거 초청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 개최를 통해 외교적 보폭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단극체제를 대체할 다극적 세계질서를 적극 추진하는 가운데, 다극 진영에 힘을 보탤 일원으로 자리매김하며 고립을 탈피하려는 시도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달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보낸 축전에서 북러 동맹관계가 "정의롭고 다극화된 세계질서를 수립하는 데 중대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노동신문 기사는 북한의 외교 노선이 타고 있는 국제질서 변화 흐름의 필연성과 당위성을 주민들에게도 적극 선전하려는 취지로 분석된다.
kimhyoj@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