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도하 기자] '당구 황제'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이 세계3쿠션선수권대회를 우승하며 8년 만에 통산 4번째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19일 새벽 1시에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제77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쿠드롱은 같은 나라의 에디 멕스(벨기에)를 32이닝 만에 50:47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7년에 볼리비아 산타크루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쿠드롱은 멕스와 벌인 결승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통산 3승을 달성했고,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세계무대로 복귀 후 첫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의 조명우(서울시청)의 대회 2연패를 저지하며 결승에 올라간 멕스는 쿠드롱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러 통산 3승 달성에 실패했다.
벨기에를 대표하는 두 선수가 안방에서 벌인 8년 만의 세계선수권 결승전 맞대결은 쿠드롱의 장타 한 방으로 전세가 역전되며 결과가 뒤집혔다.
쿠드롱은 경기 초반에는 12:9포 앞서가다가 10이닝에 멕스가 8점타를 쳐 12:17로 역전당하면서 한동안 끌려갔다.
22이닝까지 점수는 22:34까지 벌어진 쿠드롱은 어렵게 승부를 이어가던 중 23이닝 공격에서 하이런 12점을 득점하며 34:34 동점을 만들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어서 두 선수의 치열한 막판 승부가 전개됐는데, 26이닝에 멕스가 4점을 쳐 41:43으로 흐름이 다시 역전되는 순간에 쿠드롱이 27이닝에 5득점을 올리면서 48:44를 만들었다.
쿠드롱이 승리까지 단 2점을 남겨둔 가운데 멕스가 31이닝에 1점을 따라붙어 48:47로 추격했으나, 32이닝에 쿠드롱이 남은 2점을 모두 득점하며 50:47로 어렵게 승리를 거뒀다.
8년 만에 세계챔피언에 등극한 쿠드롱은 제3의 전성기를 시작하는 서막을 올렸다. 지난해 한국의 프로당구(PBA) 투어에서 세계캐롬연맹(UMB)로 돌아온 쿠드롱은 그동안 3쿠션 당구월드컵에 출전해 재기를 노렸다.
준결승과 결승에도 한 차례씩 올라가 우승에 도전했지만, 정상에 올라서지는 못했다. 아무리 쿠드롱이 최정상급 선수라 해도 6년의 공백으로 인한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복귀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던 지난해 '포르투 당구월드컵'에서 쿠드롱은 여전한 실력을 보여주며 준결승에 올랐고, 다음 '베겔 당구월드컵'에서는 결승에 진출했다. 당시 결승에서 쿠드롱은 쩐뀌엣찌엔(베트남)에게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개인적인 이유로 한국과 콜롬비아에서 열린 당구월드컵에는 출전하지 않아 올해 최고 성적은 8강에 그쳤다.
세계선수권에 와일드카드를 받아 복귀 이후 처음 출전하게 된 쿠드롱은 조별리그에서 김행직(전남-진도군청), 최완영(광주) 등 한국 선수와 경쟁하게 되면서 관심이 모였다.
우승까지 본선 전 경기를 유럽 선수들과 대결해 승리한 쿠드롱은 조별리그에서 김행직에게 유일하게 패배를 당했다.
조별리그에서 쿠드롱은 첫 경기에서 최완영에게는 승리했지만 두 번째 김행직과의 대결에서 패하며 1승 1패를 거뒀고, 애버리지에서 0.006 차이로 김행직을 따돌리고 N조 1위를 차지해 32강에 진출했다.
만약 쿠드롱은 32강에서 2위로 올라왔다면 까다로운 조명우와 대결했지만, 운 좋게 1위로 진출해 비교적 수월한 롤랑 포르톰(벨기에)과 토마스 안데르센(덴마크) 등을 만나면서 애버리지 2점대로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는 '앤트워프 당구월드컵' 우승자 마틴 호른(독일)을 16이닝 만에 50:24로 제압하며 애버리지 3.125를 기록했다.
이어 세계대회에서 처음 준결승에 출전한 아르님 카호퍼(오스트리아)를 만나며 대진운이 좋았던 쿠드롱은 22이닝 만에 50:14로 가볍게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쿠드롱은 세계랭킹 점수 120점을 획득하며 종전 23위에서 9위로 급상승했다. 향후 3쿠션 당구월드컵 성적이 두 차례 더 합산되면 다시 톱랭커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준우승에 머문 멕스는 종전 1위 조명우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고, 조명우는 2위로 내려왔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45년 만의 세계선수권 2연패에 도전했던 조명우는 멕스에게 준결승에서 패하며 아쉽게 4강에 머물렀고, 각종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 2023년(4강)부터 2024년(우승), 2025년(4강) 등 3년 연속 시상대에 올라서며 아쉬움을 달랬다.
(사진=SOO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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