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밥상 위의 평범한 반찬에 불과했던 김이 이제는 세계 식품 시장에서 ‘식물성 바삭 간식(Plant-based Crisp)’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빠르게 늘며 글로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김 수출액은 약 8억 8200만 달러(한화 약 1조 250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어난 수치로, 국내 수산 식품 중 가장 빠른 성장세다. 수출 물량은 2만 9000톤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비건, 저염, 글루텐 프리 식품 수요가 확대되면서 김이 새로운 대체 간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한류 콘텐츠와 SNS 확산에 힘입어 ‘김 스낵’과 ‘냉동 김밥’이 K푸드의 주요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수출 1조 돌파, K푸드 대표 품목으로
한국산 김은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의 70%를 차지하며 일본, 미국, 중국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해 왔다. 여기에 유럽이 새로운 수요지로 부상하면서 시장 규모가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유럽 수출액은 약 852억 원으로, 1년 새 40%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김을 전략 수산물로 지정해 품질과 위생 기준을 강화하고, 수출 규모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관리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한류와 SNS가 만든 김 열풍
유럽에서는 김이 단순한 해조류를 넘어 새로운 간식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튀기지 않고 구워내는 조리 방식, 소스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성, 그리고 식물성 재료라는 점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간단한 조리와 저염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 속에서 김은 ‘헬시 푸드’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2020년 8월에는 카일리 제너가 SNS에 딸과 함께 김을 먹는 사진을 올리며 “새로운 스낵을 발견했다”라고 소개한 이후, 김은 유럽 젊은 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이 사진 한 장이 전환점이 되어 ‘#Seaweed Crisps’ 해시태그가 급증했고, 김은 영양 간식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이어 2025년 6월에는 공개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 루미가 김밥을 통째로 먹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이를 계기로 ‘원 바이트 김밥 챌린지’가 SNS 전역으로 퍼졌고, 해시태그 ‘#gimbap’ 게시물은 18만 건을 넘어섰다.
얇지만 강하다, 김의 영양과 섭취 팁
이러한 김은 얇지만 영양이 풍부하다. 비타민 A, 비타민 C, 요오드, 철, 망간, 구리 등 미량 무기질이 고루 들어 있다. 열량이 낮고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 간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건조 김 10g에는 약 232㎍의 요오드가 들어 있다. 이는 성인 하루 권장량의 약 1.5배 수준이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 합성에 도움이 되지만, 과다 섭취는 오히려 균형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 그래서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하루 2~3장씩 나눠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김 스낵 형태로 즐길 때는 소금 간이 강한 제품보다는 기름이 적은 구운 김을 고르는 편이 바람직하다. 시즈닝 제품은 나트륨 함량이 일반 김보다 2~3배 높기 때문이다.
그대로 먹어도 좋지만, 이렇게 먹으면 더 맛있다
김은 그대로 먹어도 맛있지만, 요리에 더하면 풍미가 한층 살아난다.
먼저 김 오일 파스타는 올리브오일에 마늘 편을 넣어 약불에서 향을 낸 뒤 삶은 파스타를 넣고 불을 끈 다음, 잘게 부순 김을 듬뿍 넣고 레몬즙 몇 방울을 더하면 완성이다. 김이 흡수한 오일이 면 전체에 퍼지며 고소한 식감이 살아난다.
두 번째로는 김 버터 밥이다. 갓 지은 밥 2공기에 무염 버터 한 스푼과 간장 한 작은술을 넣어 비빈 뒤 구운 김 5~6장을 손으로 잘게 찢어 섞는다. 따뜻한 밥에 녹은 버터 향과 김의 고소함이 조화를 이루며, 반숙 달걀을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김 치즈 토스트는 식빵 두 장 사이에 슬라이스 치즈와 김을 넣어 프라이팬에 굽는 방식이다. 치즈가 녹으며 김의 짭조름함이 더해져 진한 풍미가 완성이다. 겉면에 설탕 한 꼬집을 뿌려 구우면 단짠 조합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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