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해남] 이상완 기자┃'박세리 키즈'이자 한국 여자골프 베테랑 지은희(39)가 프로 데뷔 21년 만에 은퇴를 선언했다.
18일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30만달러) 3라운드를 마치고 선수 생활 공식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은희는 "원래는 월마트 대회를 하고 혼자서 조용히 은퇴를 하려고 했다"며 "주최 측이 '한국에서 은퇴하는 것이 어떻겠냐?'라는 연락을 줬고 흔쾌히 받아들였다. 좋은 자리에서 은퇴할 수 있어서 좋게 생각한다"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은퇴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지 않아 혼자서 조용히 하려고 했는데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니깐 좋다"고 밝게 웃었다.
200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입회한 지은희는 2007년 LPGA로 진출해 KLPGA 2승, LPGA 6승 등 통산 8승을 남겼다.
2007년 KLPGA 투어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프로 통산 첫 우승을 기록한 뒤,
그해 KB국민은행 스타 투어 2차대회와 휘닉스파크 클래식에서 연이어 우승해 단숨에 국내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듬해인 2008년 미국 무대에 진출한 지은희는 LPGA 투어 웨그먼스 LPGA에서 첫 해외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2009년 US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며 한국 여자골프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지은희는 "마지막 퍼팅으로 우승했던 US오픈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매치플레이도 기억에 남는데 우승해서 US오픈에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꾸준한 노력 끝에 2017년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8년 만에 LPGA 복귀 우승을 달성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이어 2018년 KIA 클래식, 2019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베테랑의 부활’을 알렸다.
마지막 우승은 지난 2022년 뱅크 오브 호프 LPGA 매치플레이 대회로 당시 만 36세의 나이로 정상에 올라 한국인 LPGA 선수 중 역대 최고령 우승자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그는 "긴 시간 동안 할 수 있었던 건 긍정적인 생각 때문이었다. 골프를 치면서 긍정인 사람이 됐다"라면서 "당연히 안 되면 스트레스를 받지만, 도전에 더 가까웠다. 항상 도전하는 정신과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마음으로 했다"고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현재 LPGA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와 도전을 꿈꾸고 있는 후배들을 향해서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지은희는 "어린 선수들이 피지컬이 좋다. 비거리나 예전보다 기량이 높아졌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게 되면 다양한 코스 때문에 쇼트게임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며 "기술을 많이 연습해서 미국이나 해외 투어를 도전하면 훨씬 더 좋은 플레이가 나올 것 같다"고 강조했다.
쉼 없이 달려온 만큼 당장의 계획보다는 휴식이 먼저라고 밝힌 지은희는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지은희는 이날 버디 3개, 보기 4개를 묶는 등 중간 합계 4언더파 212타를 적어내 공동 49위로 마쳤다.
"공이 안 맞았는데 이번 주는 잘 맞고 있다"고 웃으면서 "부담 없이 쳐서 그런 것 같다. 부담 없이 마지막 경기, 후회 없이 잘 마무리하겠다"라고 했다.
지은희의 은퇴로 2000년대 후반 LPGA 전성기를 이끌었던 ‘박세리 키즈’ 세대의 한 축이 또 하나 역사 속으로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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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N뉴스=이상완 기자 bolante0207@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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