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도하 기자] 당구 황제가 화려하게 귀환했다.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이 8년 만에 세계선수권 준결승에 진출해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17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각)에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제77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쿠드롱은 마틴 호른(독일)을 16이닝 만에 50:24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지난 2017년 볼리비아 산타크루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에디 멕스(벨기에)를 꺾고 우승한 쿠드롱은 7년 만에 다시 나온 세계선수권에서 애버리지 2점, 3점대의 맹타를 휘둘러 4강에 입성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한국의 김행직(전남-진도군청), 최완영(광주)과 세계선수권 복귀전을 차른 쿠드롱은 첫 경기에서 최완영을 21이닝 만에 40:23으로 승리를 거뒀으나, 두 번째 김행직과의 승부에서는 25:40(19이닝)으로 패했다.
세 선수 모두 1승 1패가 되면서 애버리지에서 1.625로 김행직(1.619)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해 32강에 진출한 쿠드롱은 롤랑 포르톰(벨기에)과 대결해 19이닝 만에 50:22로 승리를 거두며 16강에 진출했다.
만약 쿠드롱이 조 2위로 32강에 올라갔다면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조명우(서울시청)였기 때문에 고전을 벌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행직은 조명우에게 32강에서 38:50(23이닝)으로 져 아쉽게 탈락했다.
쿠드롱은 포르톰에 이어 토마스 안데르센(덴마크)을 16강에서 50:27(27이닝)로 꺾고 8강에 진출해 '앤트워프 당구월드컵' 우승자인 호른과 준결승행을 다퉜다.
지난 2021년에 한 차례 세계선수권 4강에 올랐던 호른은 이번 대회에서 상승세를 몰아 쿠드롱을 상대로 두 번째 준결승 진출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쿠드롱의 3점대 화력에 막혔다.
초반에는 호른이 초구부터 2-7-4-2 연속타로 4이닝까지 15점을 치면서 점수는 1:15로 시작했다.
그러나 5이닝부터 폼을 찾기 시작한 쿠드롱이 12차례 공격에서 남은 49점을 모두 득점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호른의 준결승행은 좌절됐다.
쿠드롱은 5이닝 2득점을 시작으로 6이닝 4점, 그리고 7이닝부터 8-6-8 연속타를 몰아쳐 29:19(9이닝)로 전세를 완전히 뒤집었다.
이어 13이닝부터 다시 4-7-5-3 연속득점을 올리며 50점을 마무리, 애버리지 3.125로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쿠드롱은 1999년 콜롬비아 보고타 세계선수권에서 처음 결승에 진출해 세트스코어 3-1로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을 꺾고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이후 오랫동안 세계선수권과 인연이 없던 쿠드롱은 2012년이 돼서야 포르투갈 포루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4강에 올랐다가 멕스에게 30:40(19이닝)으로 져 탈락했다.
다음 2013년에 이번 세계선수권 개최지 앤트워프에서 열린 제66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쿠드롱은 결승에서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를 22이닝 만에 40:25로 꺾고 사상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4년 뒤 2017년 세계선수권에서 멕스를 결승에서 단 9이닝 만에 40:16으로 꺾어 애버리지 4.444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해 통산 3승을 달성했다.
2018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16강전에서 제레미 뷔리(프랑스)에게 37:40(19이닝)으로 져 탈락한 쿠드롱은 2019년 프로당구(PBA) 진출로 한동안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7년 만에 다시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준결승까지 올라와 통산 4승에 도전하고 있다.
쿠드롱은 한국의 허정한(경남)을 꺾은 아르님 카호퍼(오스트리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카호퍼는 이날 16강전에서 허정한에게 50:40(28이닝)로 승리한 다음 8강에서 만난 장 폴 더브라윈(네덜란드)에게 35이닝 만에 50:39로 승리를 거두고 사상 처음 세계선수권에서 준결승을 밟았다.
1974년생으로 올해 54세인 카호퍼는 개인대회에서는 이번에 처음 4강에 진출했고, 팀선수권에서 지난 2016년과 2018년에 두 차례 준결승에 올라왔다.
카호퍼는 오스트리아 대표로 안드레아스 에플러와 함께 이 대회에 출전해 2016년에는 네덜란드에 져 결승에 오르지 못했지만, 2018년에 결승에 진출해 한국(최성원-강동궁)과 우승을 다툰 바 있다.
당시 스카치 승부로 벌어진 준결승에서 40:38(35이닝)로 튀르키예를 꺾은 오스트리아는 결승에서 한국에게 20:40(23이닝)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에 처음 세계 무대 4강에 진출한 카호퍼와 7년 만에 세계선수권에 복귀해 통산 4승을 노리는 쿠드롱 18일 오후 7시에 대결하며, 승리한 선수는 잠시 후 9시 30분 조명우(서울시청)-에디 멕스(벨기에)의 준결승 승자와 19일 새벽 1시에 결승전을 치른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의 하이라이트 준결승과 결승전 경기는 SOOP의 온라인플랫폼과 SOOP TV 등 케이블채널에서 생중계된다.
(사진=SOO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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