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국립보건연구원이 지난 10년간 다수의 연구를 진행하고도 장애인 대상 연구를 전혀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 장애인 건강권 보장을 위한 국가 보건·감염병 통계체계 전면 개편 필요성이 제기됐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국립보건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해당 기관이 외부 용역 형태로 수행한 연구 가운데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연구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감염병과 만성질환 등 국가 보건정책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핵심 기관조차 장애인 관련 연구를 방치해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보건연구원이 10년간 수행한 연구는 총 2571건, 연구비 규모는 약 5983억 원에 이른다.
김 의원은 장애인을 국가 건강 연구와 통계체계 안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지난 15일 열린 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 “감염병과 만성질환에 취약한 장애인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연구와 통계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애인은 건강 취약계층으로 꼽힌다. 비장애인보다 만성질환 유병률이 1.6배 높고, 평균 4.1개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으며, 54%가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장애인 건강권 문제는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유행 시기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당시 정부는 감염병 신고 단계에서 장애 여부를 구분하지 않아 장애인의 백신접종률이나 확진 현황조차 파악할 수 없었다. 김 의원은 이를 ‘분리통계 부재’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했다.
실제 질병관리청이 2021년 발간한 ‘국내 장애인 코로나19 발생현황 및 역학적 특성 분석’에 따르면 장애인의 감염 위험은 비장애인보다 높았으며 전체 코로나19 사망자의 31.3%가 장애인이었다.
이에 대해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감염병 신고 단계에서 장애 여부를 구분하지 않아 장애인 백신접종률이나 확진 현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감염병 예방과 치료 과정에서 장애 특성에 따른 추가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며 “감염병 신고서에 ‘장애유무·정도·유형’ 항목을 신설하고 예방접종 시스템에 장애인 정보 확인 창을 연동하면 장애인 백신접종률과 감염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구체적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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