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구금’ 한국인 64명 국내 송환···전원 체포돼 경찰 압송

▲ 정부합동대응팀 단장인 김진아 외교부 2차관과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등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납치·감금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캄보디아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가담했다가 이민 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전세기를 타고 국내로 송환됐다.
 
대한항공 전세기 ‘KE9689’편은 18일 오전 8시 36분쯤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테초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지 약 5시간 20분 만이다.
 
송환 대상자인 한국인 64명은 대부분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 신분이었으며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의 사기 범죄단지 검거 직전 당시 붙잡혔으며, 5명은 스스로 신고해 구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을 송환하기 위해 경찰 약 200명이 전세기에 탑승해 프놈펜으로 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에 파견된 정부합동대응팀은 전날(17일) 프놈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국 후에는 안전한 이동을 위해 경찰청이 공항현장대응단을 추가로 215명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정부합동대응팀 단장인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캄보디아 측이 범죄 연루자 재입국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인 추방자 명단인 ‘블랙리스트’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대한민국이 보유한 범죄대응 관련 정보를 캄보디아 측에 제공하겠다고 공조의 뜻을 밝혔다.
 
송환 대상자들은 전세기에 타자마자 기내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적법상 국적기 내부도 대한민국 영토로 인정되기 때문에 체포 영장을 집행할 수 있었다.
 
64명 전원은 전세기에서 내리자마자 피의자 신분으로 관할 경찰관서로 압송돼 범죄 혐의점을 수사받게 된다.
 
충남경찰청 45명, 경기북부청 15명, 대전경찰청 1명, 서울 서대문경찰서 1명, 경기남부청 김포경찰서 1명, 강원 원주경찰서 1명 등으로 나뉘게 된다.
 
다만, 송환자들은 캄보디아 범죄단지 구금 피해자이면서도 한국인 대상 피싱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 및 공범인 이중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웬치’로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 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한국 범죄자를 해외에서 전세기로 집단 송환한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로, 단일 국가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고수익 해외 일자리를 찾는 한국인들이 최근 캄보디아를 찾았다가 감금되거나 살해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감금 신고는 2021년 4건, 2022년 1건이었으나 2023년 17건, 2024년 220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지난 8월까지 330건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