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강인은 당장 팀을 떠나야 한다는 호들갑 속에 시즌을 시작했지만, 막상 몇 경기 치러보니 주전급 출전시간을 회복했고 팀내 비중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1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2025-2026 프랑스 리그앙 8라운드를 치른 파리생제르맹(PSG)과 스트라스부르가 3-3 무승부를 거뒀다.
한때 1-3으로 뒤쳐졌던 PSG가 막판 두 골을 따라잡으면서 선두를 지켜냈다. 스트라스부르는 이번 시즌 돌풍의 팀이다. 구단주가 같은 첼시에서 선수를 여럿 임대해 오고 유망주를 적극 영입하면서, 이 경기 전 PSG보다 승점 딱 1점 부족한 2위 그룹에서 추격 중이었다. 만약 스트라스부르가 승리했다면 PSG를 2위로 끌어내리고 선두로 올라설 수도 있었다.
아직 PSG가 선두를 놓칠 가능성은 남아 있다. 8라운드를 치르지 않은 3위 올랭피크마르세유, 4위 올랭피크리옹 모두 PSG와 승점 2점 차다. 둘 중 한 팀이라도 승리를 따내면 1위는 바뀐다. PSG는 2위나 3위로 떨어질 수 있다.
쉽지 않은 경기였던 또 한 가지 이유는 주전의 부상과 체력 고갈이다. PSG는 선수단 대부분이 각국 대표로 활약하는 팀이다. 리그 내 다른 팀들보다 타격이 크다. 발롱도르 수상자 우스만 뎀벨레, 미드필더 파비안 루이스와 주앙 네베스가 이탈한 상태다. 여기에 미드필더 비티냐와 풀백 아슈라프 하키미 등 주전 멤버 상당수가 휴식을 취해야만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강인은 풀타임 활약하면서 팀 패배를 막아냈다. 특히 동점골은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세니 마율루의 슛이 막힌 뒤 재차 밀어넣었기 때문에 이강인의 어시스트나 마찬가지였다. 이강인은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대도 한 번 맞혔다. 이날 이강인은 패스 성공률 95%, 두 팀 통틀어 최다인 득점 기회 창출 4회 기록을 남겼다.
현재 이강인의 리그앙 출전시간은 5경기 선발, 2경기 교체 출장으로 413분이다. 팀 내 9위에 해당한다. 시즌 초반이라 통계적으로 이야기하긴 힘들지만 출장시간 면에서 11명 안에 든다는 점만으로도 주전급이다. 그 중에서도 스트라스부르전은 리그 선두 수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강인이 시즌 첫 풀타임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컵대회를 포함하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UEFA 슈퍼컵 등 컵대회에서는 3경기 모두 교체 출장했다. 즉 로테이션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주말 리그 경기를 이강인이 맡고, 다른 선수들이 UCL을 맡는 식으로 출장시간을 나누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단순 출장시간만 놓고 보면 이강인은 충분히 많은 비중을 따냈다. 특히 뎀벨레뿐 아니라 데지레 두에 등이 무더기 결장했을 때 중원을 맡아 좋은 경기력을 이어 왔다. 무색무취한 패스만 돌리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상대를 공략하고, 공격의 중심에서 공을 뿌리는 모습이 긍정적이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스트라스부르전 후 "오늘 뛴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현재 모습만으로도 개막 전 우려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 이강인의 비중이 너무 낮았기 때문에 이 흐름이 유지될 거라는 비관론이 있었다. 그러나 이강인은 출장시간과 경기력 모두 자신의 힘으로 끌어올렸다.
남은 건 주요 경기에서도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거기까지만 달성하면 이강인은 세계최강팀의 어엿한 주전급 멤버로 활약하면서 내년 여름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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