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발생한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감금 등 범죄피해와 관련해 경찰의 미흡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캄보디아 측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공조가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지난 윤석열 정부 시절 경찰청 외사국 폐지와 현장 인력 축소가 캄보디아 내 한인 납치·구금 사태의 원인이라고 공세를 폈다.
한편,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여명은 내일 전세기를 타고 인천으로 돌아온다. 이들은 공항에 도착하는 즉시 체포돼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날 국감에서는 경찰에 체포됐다 풀려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체포를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경찰이 체포라는 결론을 정해두고 출석 요구서를 남발했다며 포문을 열었고, 더불어민주당과 경찰 측은 출석 불응에 따른 정당한 체포였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장 직대 "캄보디아 공조 미흡"…코리안데스크 설치 협의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조직 끝까지 추적·검거"
이날 국감에서는 최근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감금 신고를 경찰 지휘부에서 방치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유 직무대행은 "방치한 것은 아니고 캄보디아에 있는 주재관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공조가 좀 미흡했다"며 "캄보디아 측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공조가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부합동대응팀이 캄보디아에 가서 현지에 코리안 데스크 설치 등 다양한 공조 강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이 돌아오면 해외 공조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유 직무대행은 '청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사이트에 카지노 등이 광고되고 있는데 모니터링 하느냐'는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시·도청 사이버수사대에 20개 팀, 100여 명을 투입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직무대행은 "구직 사이트와 관련된 모니터링을 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수사하고 삭제·차단도 하고 있다"며 "전체 사이트를 모니터링해 수사에 착수하고, 신속하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협의해 삭제·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 직무대행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캄보디아 내 우리 국민에 대한 취업사기·감금 범죄에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대응하고 있다"며 "해외 거점을 둔 범죄조직을 끝까지 추척·검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수사본부장이 현지 실태를 점검하며 캄보디아 당국과 대응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다음 주 캄보디아 경찰과의 양자 회담을 통해 코리안데스크 설치와 상시 공조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해외 거점을 둔 범죄조직을 끝까지 추적·검거해 피해자 송환과 안전 확보를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국민안전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이자 경찰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與 "尹 정부, 경찰청 외사국 폐지·현장 인력 축소"
외사국, 2023년 1100명에서 49명으로 축소
이날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윤석열 정부 시절 경찰청 외사국 폐지와 현장 인력 축소가 캄보디아 내 한인 납치·구금 사태의 원인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경찰청은 윤 정부 시절인 지난 2023년 1100명 규모였던 외사국 인원을 대폭 줄였다. 현재는 경찰청 국제협력관실 소속 49명이 국제공조 업무 등을 하고 있다.
당시 조치가 해외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져 최근 캄보디아 내 범죄 폭증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 경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이번 캄보디아 사건은 단순한 치안 실패가 아니라 외교·치안 공조가 동시에 흔들린 결과"라며 "8월 말 현지 경찰과 부검 합의까지 했지만, 며칠 뒤 무산돼 한 달 넘게 지체됐다"고 했다.
이 의원은 "2024년부터 외사 협력이 급격히 부진해졌는데도 외교부는 경찰 주재관 파견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적개발원조(ODA)로 3000억 넘게 지원하면서 주재관 승인도 안 해줬다"며 "결국 경찰청이 자체 예산으로 지난해 10월과 올해 9월 협력관을 캄보디아에 배치했다"고 했다.
위성곤 의원도 "지난해 조직개편으로 시도청 인력은 늘고 파출소 인력은 줄어 현장 대응력이 약화됐다"며 "외사 기능 축소가 캄보디아 사건과 아동 유인 사건 등 국민 안전 대응 부실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광희 의원은 "외사국 폐지 이후 송환율이 급감했고, 범죄조직이 외사 인력이 줄어든 허점을 파고들고 있다"며 "외사과 인력을 당장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 구금 한국인 태운 전세기, 내일 새벽 인천으로 출발
위성락 "수사 당국 구금된 60여명…피의자 신분 호송"
한편,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들이 한국시간 18일 새벽 2시(현지시간 18일 0시)께 우리 정부가 보낸 전세기를 타고 프놈펜에서 인천으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7일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장에 있는 정부 대응팀과 통화해 이 같은 현황을 보고 받았다"며 "변수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에 아직 확정적으로 얘기하긴 어렵지만 캄보디아 측과 순조롭게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송환 대상은 캄보디아 수사 당국에 구금된 60여명 전원으로, 전날까지 알려진 59명에서 다소 숫자가 늘었다.
특히 "송환자 대부분이 한국 정부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범죄 혐의가 있는 피의자 신분인 만큼 그에 맞는 법적 절차를 갖춰 호송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을 송환하기 위해 이날 저녁 인천에서 출발하는 전세기에는 충분한 수의 한국 경찰 인력이 탑승할 계획이다.
이진숙 체포 공방…"기획 체포" vs "적법 절차"
경찰청장 직대 "이진숙 6차례 출석요구…체포 때 수갑 사용 원칙"
이날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에서는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의 체포 적절성을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경찰은 지난 2일 출석 요구 불응을 이유로 이 전 위원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했으나, 이 전 위원장이 신청한 체포적부심이 법원에서 인용되면서 경찰의 무리한 체포였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경찰이 체포라는 결론을 정해두고 8월과 9월에 총 6차례 출석요구서를 남발한 것을 문제 삼았다.
박수민 의원은 "출석 요구서는 무작위로 속사포처럼 발급하는 게 아니라 고의로 출석을 회피할 때 발송하는 것"이라며 "기획 체포"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달희 의원은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볼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는 이 전 위원장을 왜 수갑을 채워 전격 체포했느냐"며 "신체적 자유를 이렇게 거칠게 제한한 전례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이에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법과 절차에 의한 체포였다고 반박했다.
유 직무대행은 '경찰직무집행법상 수갑을 채우는 경우 중 이 전 위원장은 어떤 경우에 속하냐'는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경찰직무집행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수갑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체포는 법과 절차에 의해 진행됐다"며 "(체포와 관련해 국가수사본부에) 별도 지시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 직무대행은 "선거법 관련 사안이라 공소시효가 짧아 경찰이 신속하게 수사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6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해 체포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체포는) 영등포경찰서와 서울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협의해서 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이 전 위원장이 6차례나 출석에 불응한 것을 지적하며 경찰을 거들었다.
박정현 의원은 "6차례나 출석을 안 했다"며 "일반인은 한두 번이면 바로 체포되는데, 6번이나 기다려준 게 봐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상식 의원도 "체포는 적법했다"면서도 "아쉬운 건 체포영장 집행 시기와 방식에 있어서, 특히 수갑을 채운 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위원장은 무엇 때문에 6차례나 출석에 불응하면서 경찰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써야 할 에너지를 정쟁에 소모하게 하느냐"고 비판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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