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스라엘-팔레스타인(하마스) 전쟁 여파로 이스라엘 축구팬들은 경기를 제대로 즐길 수가 없다.
17일(한국시간) 영국 ‘BBC’는 “안전 문제로 인해 마카비텔아비브 팬들은 애스턴빌라와 유럽축구연맹(UEFA)유로파리그 원정 경기에 입장할 수 없다”라고 보도했다. 빌라와 마카비의 유로파리그 경기는 오는 7일 오전 5시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다.
앞서 영국 정부의 스포츠 경기장 안전 자문 기관인 ‘스포츠 경기장 안전 당국’ 산하 ‘안전 자문 그룹’은 빌라 파크에서 열리는 유로파리그 경기에 원정 팬이 허용되지 않을 거라 알렸다.
이번 사안에 관련해 빌라 측은 “구단은 경기와 관련된 과정 전반을 마카비 및 지방 당국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경기에 참석하는 팬들과 지역 주민들의 안전은 구단이 결정하는 모든 사항의 최우선 순위”라며 원정 팬 금지 조치를 취하는 이유를 밝혔다.
버밍엄을 관할하는 웨스트미들랜즈 경찰은 “이 결정은 지금까지 수집한 정보와 이전 사건들을 바탕으로 이뤄졌다”라며 “우리는 전문성에 기반한 해당 조치가 공공 안전에 대한 위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정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비롯한 많은 정치인들로부터 ‘잘못된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향후 원정 팬 금지 조치는 수정될 수 있다. 영국 정치계에서는 축구가 혐오가 아닌 화합의 장이 돼야 한다며, 경찰의 진정한 역할은 원정 팬을 막는 것이 아니라 원정 팬도 안전하게 경기를 관람하게 만드는 것임을 강조했다.
빌라는 이전에도 원정석과 관련한 조치를 취했다가 곤경을 겪을 바 있다. 2023-2024시즌 빌라는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현 컨퍼런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에서 레기아바르샤바 원정석을 기존 1,700석에서 1,002석으로 줄였다가 경기장을 찾은 원정팬들의 시위에 직면했다. 레기아바르샤바가 당해 10월 알크마르와 경기에서 관중 난동을 벌여 UEFA 징계를 받는 등 안전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레기아바르샤바도 이 점을 참작해 UEFA 규정에 명시된 원정석 할당량인 경기장 규모의 5%(2,133석)에 못 미치는 1,700석으로 합의를 마쳤음에도 빌라가 추가적인 감석을 진행하자 구단 수뇌부 차원에서 원정 경기에 참석하지 않았다.
마카비도 UEFA 주관 경기 전 충돌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2024-2025시즌 마카비 원정팬들은 유로파리그 아약스 원정을 떠났다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와 격한 싸움을 벌였다. 또한 아약스 팬들과도 소동이 벌어져 마카비 팬들이 아약스 팬들에게 폭력을 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양 팀 팬들을 합쳐 57명이 체포되는 소란이 일어났고, 당시 양국 반응도 상대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엇갈렸다.
한편 UEFA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하마스) 전쟁이 장기화되고, 이스라엘의 중동 국가 침공이 이어지면서 이스라엘과 소속 클럽팀의 국제 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스라엘 문제를 표결에 부쳐 이스라엘의 월드컵 유럽 예선 기회를 박탈하고자 했으나 10월 A매치 전에 실현되지는 않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애스턴빌라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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