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한국 축구가 천안에 새 보금자리를 튼 지 한 달 가까이 됐다.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에서 연령별 대표팀이 연이어 훈련하는 가운데 11월에는 A대표팀 훈련까지 진행하며 ‘본격 천안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에 있던 축구회관을 떠나 천안에 지은 축구종합센터로 이전했다. 천안 축구종합센터는 2001년부터 22년간 대표팀과 함께한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의 후신 격으로 전체 규모는 파주 NFC의 4배인 약 47만 평방미터다. 총 11면의 축구장을 비롯해 스타디움, 숙소동, 실내축구장, 축구박물관, 체육관, 생활체육시설을 건립해 한국 축구 발전의 산실로 거듭나고자 했다.
진통은 있었다. 축구협회는 당초 올해 6월에 축구종합센터를 완공한 뒤 하반기부터 축구종합센터를 본격적으로 사용하려 했다. 그러나 축구협회 안팎의 문제로 입주 일자가 미뤄지다가 지난달에야 사무실 이전을 마쳤다. 그 당시에도 공사는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축구협회 창립기념일인 9월 19일에 맞춰 무리한 이사를 했다는 지적이 따라왔다. 관련해 축구협회 노동조합은 축구회관 곳곳에 축구협회의 준비되지 않은 천안 이전에 대한 비판 벽보를 붙이기도 했다.
그래도 축구종합센터는 연령별 대표팀이 훈련하는 공간으로 사용되며 목표로 했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달 8일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 월드컵에 출전할 여자 U17 대표팀은 각급 대표팀을 통틀어 처음으로 축구종합센터에서 담금질을 했다. 고현복 감독이 이끄는 여자 U17 대표팀은 천안에서 5일 동안 훈련한 뒤 모로코로 출국했다.
남자 U17 대표팀도 현재 축구종합센터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남자 U17 대표팀은 지난 16일부터 축구종합센터에서 소집 훈련을 진행 중이다. 백기태호는 오는 21일까지 훈련과 함께 두 차례 연습경기를 하고, 24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출국한다. U17 월드컵 개최지인 카타르 도하에는 31일에 입성하며, 2025 FIFA U17 남자 월드컵 한국의 첫 경기는 11월 4일에 열린다.
다만 아직 각 구장에 잔디가 완벽하게 뿌리내리지는 않았다. 올해 이상 기후와 함께 최근까지도 비가 장마만큼 길게 내려 예상보다 잔디를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번 U17 대표팀도 연습경기는 축구종합센터가 아닌 K리그 팀 훈련장을 이용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지금도 연습 경기를 축구종합센터에서 할 수는 있지만, 잔디가 완벽하게 자리잡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았다. 훈련도 조심스럽게 치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축구협회는 오는 11월 A매치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 A대표팀도 축구종합센터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축구계에는 11월 A매치 기간에 축구종합센터에서 대표팀 훈련이 진행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볼리비아전과 가나전 중 한 경기는 천안 축구종합센터 인근에 있는, 충청권 경기장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한편 축구종합센터는 대부분 시설이 이용하는 데 큰 무리가 없지만, 아직 일부 시설은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다. 우선 숙소동과 사무동은 추석 연휴 이후 시설 공사가 마무리됐으며, 시설 내 식당도 운영을 시작했다. 인도어 구장이나 실내 훈련 시설의 경우에는 추가적인 행정 절차 및 정비가 필요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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