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인공지능(AI) 투자 붐과 고성능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동시에 미국 애리조나에 초대형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하며 글로벌 생산 거점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TSMC는 16일(현지 시각) 3분기 매출 9899억대만달러(약 46조원), 순이익 4523억대만달러(약 21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고치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3%, 순이익은 39.1%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산업 전문가 20명의 예측치를 반영한 LSEG 스마트에스티메이트(순이익 4177억대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3분기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59.5%, 50.6%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공정별로는 5나노 공정이 전체 매출의 3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 3나노 공정이 23%로 뒤를 이었다. 7나노 공정은 14%였다. 3나노 공정 매출 비중은 지난해 18%에서 올해 20%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3나노 공정은 엔비디아, 애플, AMD 등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이 고성능 AI 칩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TSMC는 올해 말 2나노 공정 양산에도 착수해 초미세 공정 경쟁력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실적발표회에서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21팹 인근에 새로운 용지를 매입해 생산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라며 “매달 10만 장 이상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일본 구마모토현과 독일 드레스덴 등에서도 공장을 짓고 있는 TSMC는 올 초부터 애리조나 1공장에서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이번 추가 건설은 엔비디아, AMD, 퀄컴 등 주요 고객사들의 주문이 급증하는 가운데 글로벌 생산 거점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생산 이전’ 압박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대만 내 반도체 생산의 절반을 미국으로 이전하라고 압박한 바 있다. TSMC는 대미 투자액을 총 1650억달러(약 234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미국 측 요구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TSMC는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폭증에 대응하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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