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국내 주요 바이오·제약 기업이 글로벌 시장 확장과 주력 제품의 안정적 성장에 힘입어 올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을 앞두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비롯한 상위 제약사들이 해외 수주 확대, 기술수출, 국내 수요 회복 등을 기반으로 분기·연간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5000억원대 중반, 영업이익은 5000억원대 후반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이상 증가한 수치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새로 쓸 것으로 보인다. 24만ℓ 규모의 4공장과 기존 1~3공장이 모두 가동률 100%에 근접한 데다, 올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 5공장 효과가 더해지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5조원, 영업이익 2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유럽 대형 제약사와 잇따라 1조원 규모의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수주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 국방수권법 개정으로 중국 CDMO 이용 제한이 강화되면서, 비중국권 생산기지로서의 입지도 강화되고 있다.
셀트리온도 올해 3분기와 연간 기준 모두 실적 신기록 달성이 예상된다. 증권가 컨센서스 기준 셀트리온의 3분기 매출은 1조1000억원대, 영업이익은 3000억원대 중반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60% 이상 성장한 수준이다. 재고 조정 마무리와 생산 수율 개선(TI) 효과, 3공장 가동률 상승이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고수익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의 확장세도 이어가고 있다. 램시마SC(짐펜트라), 유플라이마, 스테키마 등 주력 제품이 유럽·미국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스테키마는 최근 뉴질랜드 의약품의료기기안전청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일라이 릴리의 뉴저지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4600억원에 인수하면서 ‘메이드 인 USA’ 기조에 대응하는 현지 생산 체계를 확보, 관세 리스크를 해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안정적 성장세는 국내 제약업계 전반의 실적 개선세로 이어지고 있다. 녹십자·한미약품·종근당·대웅제약 등도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6~9%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녹십자는 미국 수출용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 매출이 급증했고, 한미약품은 로수젯·아모잘탄 등 주력 의약품의 꾸준한 성장세에 더해 길리어드 사이언스와의 기술이전 마일스톤이 반영될 예정이다. 종근당은 비만치료제 ‘위고비’ 국내 유통을 통해, 대웅제약은 나보타·펙스클루·엔블로 등 3대 글로벌 품목의 판매 확대로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방수권법 개정으로 중국 CDMO 배제가 확정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체 생산기지로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다”며 “4공장 풀가동과 6공장 착공 가시화가 맞물려 업종 내 최선호주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명선 DB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경우 TI 효과와 판관비 절감으로 수익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3공장 가동률 상승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로 구조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재원 iM증권 연구원은 “짐펜트라 2분기 매출이 예상보다 낮아 마케팅 성과가 향후 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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