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첫 식민지배 '통절한 반성'·'사죄' 담화 발표한 인물
온화하고 청렴했던 '인품 정치인'으로 평가
[포인트경제] 일본의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의 주인공인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가 17일 별세했다. 향년 101세.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 /NHK 갈무리
일본 언론에 따르면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규슈 오이타현 오이타시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사망했다.
일본의 '양심'을 대변한 무라야마 담화
무라야마 전 총리는 사회당 소속으로 1994년 6월부터 1996년 1월까지 제81대 일본 총리를 지냈다. 특히 재임 중이던 1995년 8월 15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는 가까운 과거 한때 잘못된 국책으로 인해 아시아 여러 나라의 사람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며 "통절한 반성을 표하며 마음으로부터 사죄의 뜻을 표명한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해 한국 등 주변국의 역사적 평가를 받았다.
이 담화는 일본 총리 차원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한 것으로, 이후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나타내는 하나의 기준점으로 여겨져 '무라야마 담화'로 불린다.
"온화하고 청렴" 소탈했던 정치인의 삶
정치 지도자로서의 실책과 한계에 대한 평가도 있었으나, 무라야마 전 총리는 평생 온화하고 청렴한 지도자라는 개인적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다. 특히 정계를 은퇴한 이후 그의 소탈한 삶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인상을 남겼다.
그는 말년에 주 3회 데이케어(노인 이용시설)에 다니는 등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을 이어갔다. 100세 생일을 앞두고는 장수 비결로 "무리하지 않고 자연체(自然体)로 사는 것"을 꼽으며, "일본이 계속 평화로운 나라이기를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총리 퇴임 후에도 그는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며 '무라야마 담화'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마지막까지 평화주의자로서의 소임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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