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며 1400원대에 고착화되는 ‘뉴노멀’ 국면으로 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기조를 강화하면서 달러 약세가 다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동시에 엔화도 이례적인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복합적으로 원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7일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현재 98선 수준에서 등락 중으로, 100선을 밑돌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달러가 다른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지만, 지수가 지속적으로 100선 아래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 강세 속의 약달러 기조’로 해석할 수 있다.
명지대 경제학과 우석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달러를 원하기 때문에 원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인 상태일 뿐 전체적으로는 약달러 기조를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문다운 연구원은 “미국 정부 셧다운 종료 이후 이연된 고용 보고서에서 노동시장 둔화시그널이 재확인되면 달러인덱스는 최근 상승폭을 되돌릴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원화·위안화·엔화 환율 동조화에 원화 약세 불안↑
최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가 승리하면서 재정 확장 기대가 커져 엔화가 급락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연준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내놓으며 인하 기대에 속도가 붙었고, 이로 인해 달러 약세가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엔화와 달러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크지만, 두 통화의 동반 약세는 원화의 환율 변동성을 키우고 약세 압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더불어 중국 위안화의 불안정한 등락도 원화 동조화를 유발해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위안화와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원화 가치도 함께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한국이 중국과 일본과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두 나라는 한국의 주요 수출입 대상국으로, 이들 통화의 환율 변동은 한국의 수출입 구조와 경기 전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외환시장 참가자들 역시 위안화와 엔화의 움직임을 원화 가치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한다. 이 때문에 위안화나 엔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원화도 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함께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난다.
미국이 한국에 요구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 불확실성에 더해 최근 미·중 무역갈등 심화는 이러한 환율 불안정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양국 간 관세 부과와 협상 교착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무역과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미·중 갈등이 깊어질수록 원화는 약세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시장 관계자는 “3500억달러를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점과 미·중 무역 마찰 불확실성이 환율 상승에 중요한 요소”라며 “원·달러 환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그렇게 높아보이지 않지만 상단은 1450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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