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을 논의할 미·러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8월 15분 알래스카 정상회담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 휴전 합의 동력을 살려 러우 전쟁 평화 협상의 불씨도 다시 살리려 노력하고 있다. 17일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도 예정돼 있어 교착 상태에 빠졌던 러우 종전 협상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내주 고위급 회담 후 부다페스트서 정상회담"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이날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 내주 고위급 회담 후 정상회담까지 개최키로 했는데, 러우전쟁을 멈추기 위한 '셔틀 외교'에 다시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통화는 매우 생산적이었다. 내주 고위급 참모들 간 회담을 개최키로 했다"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 예정이며, 회의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나와 푸틴 대통령은 이 불명예스러운 전쟁을 종식할 수 있을지 살펴보기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개최 시기에 대해 "2주 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알래스카 정상회담 이후에도 종전에 소극적이자, 러시아를 압박하는 것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점차 강도를 높여왔다.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순항 미사일 '토마호크' 제공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고 인도에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 계획을 언급하며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과 다른 많은 것들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오늘 전화 통화를 통해 훌륭한 진전이 있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수세기 동안 꿈꿔왔던 중동 평화라는 위대한 성과에 대해 나와 미국에 축하를 보냈고, 나는 중동에서의 성공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두 정상은 전쟁 종식 후 미·러 무역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족과 헤어진 아동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는 멜라니아 여사에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크렘린도 확인…"러, 전장 주도권-외교적 해결 노력" 메시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양국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올해 1월 이후 8번째로 전화 통화를 했다"며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통화는 실질적이고 개방적이며 건설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부다페스트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고, 푸틴 대통령은 즉각 지지했다"며 "회담 준비는 루비오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전화 통화를 시작으로 며칠 안에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측 외무장관이 어느 정도 작업을 마치면 정상회담을 언제쯤 열 수 있을지 분명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은 전체 전선에 러시아군이 전략적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며 "정치·외교적 수단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피력했다.
전장 우위인 '현실'을 반영한 우크라이나 점령지 영토 편입에 대한 기존 주장을 우회적으로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종전 의지를 내비치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평화 정착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면서 (러우전쟁이) 지금까지 맡았던 평화 중재 임무 중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때 푸틴 대통령이 제기한 모든 사항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토마호크'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를 제공하더라고 전장 상황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평화적인 해결 가능성을 해치고 양국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정상화에 진전을 이룬 것을 축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면 미·거 경제 협력에 "엄청난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헝가리 "준비 진행 중…세계 평화에 좋은 소식"
주최국인 헝가리도 즉각 미러 회담 개최 준비를 확인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방금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미러 정상회담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며 "헝가리는 평화의 섬!"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 대통령 간에 예정된 회담은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이라며 "우리는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美 도착…17일 트럼프와 백악관 회담
이런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과 회담을 하루 앞둔 16일 미국에 도착했다.
이번 회담은 미국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이후 6번째 정상회담이다. 가장 최근엔 지난달 23일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 뉴욕에서 만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에 도착한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동의 테러와 전쟁을 억제하는데 사용된 동력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러시아가 '(장거리 순항 미사일)토마호크' 소리만 들어도 대화를 재개하길 열망하고 있다는 것을 이미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토마호크를 요청할 계획이지만 미러 정상회담이 합의된 만큼 지원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 러시아 압박 수단으로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이날 통화 후엔 "미국은 토마호크를 많이 갖고 있지만 우리도 필요하다"고 말해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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