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임나래 기자] 국내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올해 상반기에만 1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속에 생활비를 메우기 위한 ‘일상형 대출’이 급증하면서 가계의 채무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속초·인제·고성·양양) 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19개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7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70조4800억원)보다 9200억원 증가한 규모로, 불과 반년 만에 1조원에 육박했다.
올해 상반기 새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은 54만2279건으로,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으로 최근 5년 내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또한 마이너스통장과 연계된 체크카드 발급 건수는 32만7210건으로,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이다. 마이너스통장에 연결된 누적 체크카드는 6월 기준 281만4424건으로, 전년 말(280만513건) 대비 1만3911건 증가했다. 2021년 이후 4년 연속 상승세다.
하반기에도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10월 15일 기준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39조6718억원으로, 지난 9월 말(38조7893억원)보다 보름 만에 8825억원 늘었다.
고금리와 소비 둔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이 겹치면서,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양수 의원은 “마이너스통장은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높아 이용이 늘수록 국민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은 가계부채가 이미 심각한 상황에서 빚을 권하는 듯한 마이너스통장 구조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출 수요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가계부채 안정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며 “은행의 마케팅 중심 대출 상품이 아닌, 실질적인 채무 경감 대책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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