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과의 이혼소송에서 유리한 고지에 섰다. 대법원 판결로 원심이 뒤집히면서 보유 지분 매각 없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최 회장은 경영 행보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고, SK는 지배구조 방어에 쏟던 역량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중심의 미래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 회장의 이혼소송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면서 경영권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최 회장은 현재 SK㈜ 지분 17.9%(1297만주)를 보유 중으로, 약 2조8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우호 지분을 합치면 25%에 이른다. SK㈜는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C 등 주요 계열사의 지주회사다.
2심은 최 회장의 배우자인 노 관장에게 약 1조3808억원의 재산분할을 인정했는데, 이 판결이 확정될 경우 SK그룹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SK하이닉스 지분 매각으로 인한 경영권 약화라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었다.
경영 불확실성을 덜어낸 SK는 AI와 반도체를 축으로 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 회장은 이날 미국 출국 전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법원의 판단에 대해 더 말할 건 없다”며 “경제 현안이 많은 만큼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K는 지난해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을 투자해 AI와 반도체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울산에 건립 중인 AI 데이터센터는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가스 등 그룹 역량을 총집결한 프로젝트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공동 추진 중이며, AI 인프라와 공급망 전반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SK는 오픈AI와 협력해 서남권에도 전용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지난 1일 오픈AI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직후 “메모리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아우르는 SK의 통합 AI 인프라 역량을 이번 파트너십에 집중하겠다”며 “글로벌 AI 인프라 혁신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SK의 AI 전략은 다음 달 열리는 ‘SK AI 서밋 2025’와 ‘CEO 세미나’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다. 내달 3~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AI 서밋에서는 국내외 학계, 스타트업, 기업 등 3만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AI Now’와 ‘AI Next’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후 6~8일 열리는 CEO 세미나에서는 정기 인사를 통해 선임된 신임 경영진이 모여 향후 그룹 전략을 논의한다.
SK 관계자는 “에너지, 정보통신, 반도체 등 전 사업군에 AI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며 “HBM, AI 에이전트 등 미래 산업 관련 투자 및 글로벌 협업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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