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청년들의 ‘지갑 사정’이 갈수록 얇아지고 있다.
진학사 캐치가 구직자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3%가 “작년보다 취업 준비 비용이 늘었다”고 답했다. ‘비슷하다’는 응답이 46%로 가장 많았고, ‘줄었다’는 의견은 11%에 그쳤다.
응답자들이 한 달에 취업 준비에 쓰는 평균 비용은 약 28만 원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10~30만 원’(44%) △‘10만 원 미만’(23%) △‘30~50만 원’(22%) 순이었다. 8%는 50만 원 이상을, 3%는 100만 원 이상을 지출한다고 답해 ‘고비용 취준생’의 현실도 드러났다.
가장 부담이 큰 항목으로는 ‘어학·자격증 취득비’(29%)가 꼽혔다. 이어 △카페·스터디룸 등 공간 이용료(22%) △학원·강의 수강료(22%)가 비슷한 비중으로 뒤를 이었다. 면접비(10%), 학습 물품비(8%), 취업 컨설팅(7%), 대외활동·동아리비(1%) 등 기타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한 구직자는 “학원비와 토익 응시료, 면접 정장 비용까지 합치면 한 달에 30만 원은 훌쩍 넘는다”며 “취업은커녕 준비만으로도 생활이 빠듯하다”고 토로했다.
비용을 마련하는 방법(복수응답)으로는 △‘모아둔 개인 자금’(63%)이 가장 많았고, △‘가족의 지원’(47%)과 △‘아르바이트·인턴 수입’(45%)이 뒤를 이었다.
‘정부 보조금’(18%)이나 ‘장학금’(4%), ‘대출’(3%)을 이용한다는 응답도 있었지만 비중은 낮았다. 이는 정부의 청년지원 정책이 여전히 체감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최근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해 물었을 때, 응답자 42%만이 “취업 관련 목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사용 분야를 보면 △식음료(82%)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보건·의료(29%) △학습·교육(28%) △패션·뷰티(19%) △미용·생활(17%) △운동·스포츠(15%) 등으로 다양했다.
소비쿠폰이 실질적인 ‘취업 지원비’로 쓰이기보다, 생계나 일상 소비에 머무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진학사 캐치 김정현 본부장은 “취업 비용이 늘어난 이유는 단순히 물가 때문이 아니라, 청년층이 체감하는 고용 불안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한 “캐치는 청년들이 비용 부담 없이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공간과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캐치는 오는 10월 ‘2025 Z세대 취업 인사이트 리포트’를 무료로 배포한다. 이번 리포트에는 취업 준비 비용뿐 아니라 Z세대의 선호 일자리, 스펙, 심리, 구직 트렌드 등 청년세대의 실질적인 취업 환경 변화가 담긴다. 리포트는 캐치 기업회원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취업 준비비 부담이 물가 상승보다 구조적 요인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한 대학 일자리센터 관계자는 “영어점수나 자격증이 여전히 ‘기본 스펙’으로 요구되는 구조가 문제”라며 “민생소비쿠폰처럼 단기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청년층이 체계적으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 고용률이 완만하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구직자들은 여전히 ‘준비’에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쓰고 있다. 취업 준비비 증가는 단순한 경제지표를 넘어, 청년 세대의 불안정한 삶과 구조적 문제를 비추는 또 하나의 거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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