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환율 상승에 수입물가 3개월 연속 상승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지난 9월 수입물가가 올랐다. 서울 시내 주유소. [연합뉴스]

[직썰 / 임나래 기자]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지난달 수입물가가 3개월 연속 올랐다.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며 제조업 원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수출물가 역시 반도체와 석유제품 가격 상승에 힘입어 석 달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5년 9월 수출입물가지수’ 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수입물가지수(2020년=100 기준)는 135.43으로 전월(134.21)보다 0.2%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지난 7월 이후 석 달 연속 오름세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의 영향이 컸다. 9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91.83원으로 8월(1389.66원)보다 0.2% 올랐으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9.39달러에서 70.01달러로 0.9%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중간재가 0.5%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1차금속제품(1.3%), 컴퓨터·전자·광학기기(0.7%), 석탄·석유제품(1.3%) 가격이 올랐다. 원재료는 원유가 상승했지만 천연가스(LNG)가 내리며 광산품(-0.2%)을 중심으로 0.1% 하락했다. 자본재는 0.2% 내렸고 소비재는 0.1% 상승했다. 세부 품목으로는 커피(7.6%), 제트유(3.4%), 동정련품(3.1%), 귀금속정련품(4.5%), 신선수산물(3.4%) 등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10월 들어 두바이유 가격이 전월 대비 7.3%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1.7% 상승했다”며 “국제 유가와 환율이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월말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출물가도 석 달 연속 상승했다. 9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29.50으로 전월(128.69)보다 0.6% 올랐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0.6% 상승했고 공산품은 석탄·석유제품(2.1%)과 컴퓨터·전자·광학기기(0.7%)가 오르며 전체적으로 0.6% 상승했다. 세부 품목에서는 은괴(12.3%), 동정련품(3.4%), 경유(3.3%), D램(2.1%)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수출입 물량도 늘었다. 9월 기준 수입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7% 상승한 124.50, 수입금액지수는 7.8% 오른 144.63을 기록했다. 수출물량지수는 14.4% 상승한 137.23, 수출금액지수는 12.0% 오른 152.00으로 나타났다. 수입물량지수 상승률은 2022년 8월(15.7%)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고치였으며 수출물량지수 상승률도 지난해 1월(17.4%) 이후 가장 높았다.

수입은 반도체와 컴퓨터 주변기기, 알루미늄, 동 등을 중심으로 물량이 늘었고, 수출은 반도체와 화학제품, 자동차의 수출 호조가 이어졌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5.34로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하며 27개월 연속 개선세다. 수입가격(-5.2%)이 수출가격(-2.1%)보다 더 크게 하락한 영향이다. 또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30.84로 전년보다 18.1%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