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몸이 쉽게 움츠러든다. 낮에는 햇살이 따뜻하지만, 기온이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면서 피로가 쌓이고 면역력도 떨어진다. 이런 시기에는 감기나 비염 같은 호흡기 질환은 물론 피부 문제도 잦다. 공기가 건조해지면 점막이 약해지고, 세균 감염에도 취약해진다.
대부분 외출할 때만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지만, 정작 세균이 더 잘 번식하는 곳은 집 안이다. 욕실처럼 습한 공간이나 환기가 잘되지 않는 침실, 부엌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숨어 있다. 특히 매일 손이나 얼굴에 닿는 물건은 세균이 퍼지기 쉬운 통로다. 그렇다면 어떤 게 있을까. 매일 사용하는 물건 중 세균을 퍼뜨리는 습관 3가지를 알아본다.
1. 컵 하나에 칫솔 여러 개 보관
칫솔은 하루에도 여러 번 사용하는 물건이지만, 정작 위생 관리는 소홀하기 쉽다. 많은 사람이 가족의 칫솔을 한 컵에 함께 꽂아두는데, 이 습관이 세균 확산의 주된 원인이다. 한 칫솔에 생긴 세균이 옆 칫솔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칫솔모가 서로 닿지 않게 따로 보관하고, 칸이 나뉜 칫솔꽂이나 개별 케이스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보관 장소 역시 중요하다. 욕실은 습하고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세균이 자라기 쉬운 환경이다. 칫솔을 사용한 뒤 바로 닫힌 용기에 넣지 말고, 뚜껑 없이 건조한 곳에 세워두는 것이 좋다. 변기 근처처럼 물이 튀는 곳은 피하고, 가능한 한 높은 위치나 건조한 공간에 두는 것이 위생적이다.
또 칫솔은 일정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 모양이 변하거나 색이 변한 칫솔은 세균이 이미 많을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두세 달에 한 번씩 새 칫솔로 바꿔주는 것이 좋다.
2. 가족끼리 수건 공유
수건은 온 가족이 함께 쓰는 물건 중 하나다. 세탁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한 장을 여러 사람이 돌려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렇게 사용하면 세균이 옮겨가기 쉽다. 수건은 온몸을 닦은 뒤 젖은 상태로 남기 때문에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자라기 쉬운 환경이 된다. 욕실처럼 따뜻하고 습한 공간에서는 그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같은 수건을 여러 사람이 함께 쓰면 사타구니 습진, 농가진, 백선, 무좀 같은 감염성 피부질환이 전염될 수 있다. 심한 경우 대장균이 묻은 수건을 통해 세균이 얼굴로 옮겨가기도 한다.
또 욕실에 창문이 없어 공기가 잘 통하지 않으면 냄새뿐 아니라 곰팡이도 쉽게 생긴다. 화장실에서 자주 발견되는 곰팡이로는 ‘오레오바시듐’과 ‘클라도스포리움’이 있다. 두 종류 모두 검은색에 끈적한 형태로 자라며 생명력이 강하다. 자외선이 세거나 온도가 낮아도 잘 버티고, 수건 속에서도 번식할 수 있다.
이 곰팡이에서 나온 미세 입자를 들이마시면 과민성 폐렴이나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이 생길 수 있고, 얼굴을 닦으면 접촉성 피부염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수건은 반드시 개인별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용 후에는 젖은 상태로 두지 말고,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서 완전히 말려야 한다. 하루에 한 번 정도 세탁하면 가장 안전하다.
3. 오래된 베개와 커버
하루 평균 7시간 이상 머리를 대는 베개는 세균과 진드기가 살기 좋은 환경이다. 겉보기엔 깨끗해 보여도 그 안에는 땀, 침, 먼지, 각질이 쌓여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진드기가 번식하고, 진드기 배설물이 알레르기 비염이나 아토피를 악화시킬 수 있다. 가족끼리 같은 베개를 함께 쓰면 세균이 쉽게 옮겨가 감염 위험이 커진다.
베개 커버는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세탁하는 것이 좋다. 환절기에는 땀과 피지 분비가 많아져 세균이 늘어나기 쉬우므로, 60도 이상의 온수로 삶으면 살균 효과가 높다. 햇볕에 말리면 자외선이 진드기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베개 자체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아무리 자주 세탁해도 충전재 내부까지 완전히 살균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한 번 교체하는 것이 적당하다. 2년 이상 지난 베개는 세균 수가 급격히 늘고 통기성이 떨어져 목과 어깨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눌렀을 때 푹 꺼지거나 냄새가 난다면 새 베개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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