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금호석유화학(대표 백종훈) 오너 일가가 최근 연이어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조카의 난’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찬구 명예회장의 장녀 박주형 부사장이 지분 매수에 속도를 높이는 반면, 조카 박철완 전 상무는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EB) 발행 추진설을 두고 강력 반발하며 맞불을 놓는 양상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주형 부사장은 지난 한 달간 11회에 걸쳐 4,685주(약 5억 원 규모)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그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율은 1.08%에서 1.09%로 소폭 상승했다.
경영권 분쟁 이후 오랜만에 이어진 오너 일가의 지분 매입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소폭의 매입이라도 상징성이 크다”며 “내년 주주총회를 앞두고 그룹 내부 결속력 강화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개인 최대주주(지분 약 9.8%)인 박철완 전 상무는 최근 금호석유화학이 자사주 담보 EB를 발행하려 한다는 설에 대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공개 반대했다.
그는 “경영권 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필요 시 법적 대응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 측은 “EB 발행이 결정된 사실이 없다”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즉각 내놨다.
일각에서는 “사실 여부를 떠나, 양측이 여전히 서로를 견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에 따라 대규모 상장사는 집중투표제를 정관으로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 제도는 주주가 보유한 의결권을 특정 이사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도록 해, 소수 지분 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장치로 꼽힌다.
개정안은 공포 후 1년이 지난 뒤 열리는 최초의 이사 선임 주총부터 적용된다.
따라서 내년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총이 집중투표제가 실제 작동하는 첫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달 말 42만7,845주(약 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회사는 이를 “주주가치 제고 및 책임경영 강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으나, 일각에서는 “지분 구조를 재정비하려는 전략적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주형 부사장의 연속 매수, 박철완 전 상무의 공개 반발, 여기에 집중투표제 도입이라는 제도 변화까지 맞물리며 금호석유화학 내부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상징적 움직임이 분쟁의 불씨를 되살릴 가능성이 크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탐색전 수준이지만, 내년 주총에서 이사회 재편과 경영권 구도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며 “소수주주 연대 움직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뉴스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