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스케줄 청담’ 앞은 이른 새벽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오전 11시 오픈 예정이었지만 새벽 3시부터 기다린 사람도 있었다. 일부는 캠핑 의자와 담요를 챙겨와 자리를 지켰다. 이날 문을 연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수제버거 브랜드 ‘인앤아웃(In-N-Out)’ 팝업스토어였다. 단 4시간만 운영됐는데도 수백 명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인앤아웃은 2~3년에 한 번꼴로 팝업을 여는 브랜드로, 2012년 이후 이번이 다섯 번째 행사다. 그렇다면 이 같은 열기는 어디서 비롯된 걸까. 인앤아웃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서부 감성 그대로, 직영 원칙이 만든 신화
인앤아웃은 쉐이크쉑(Shake Shack), 파이브가이즈(Five Guys)와 함께 ‘미국 3대 버거’로 불린다. 1948년 해리 스나이더 부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볼드윈 파크에 연 첫 드라이브스루 버거 매장에서 출발했다. 70년이 넘은 지금도 주로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서부 지역에서만 운영된다.
모든 매장을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제 원칙’을 고수하며, 냉동식품을 쓰지 않고 신선한 재료를 당일 배송할 수 있는 거리에만 매장을 낸다. 이런 원칙 때문에 해외 진출은 매우 제한적이다. 한국 역시 직영 매장을 세우지 않고 팝업 행사 형태로 상표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함이 만든 인앤아웃의 맛
인앤아웃이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함에 있다. 미국 본 매장에서도 버거는 오직 세 종류뿐이다. 햄버거(약 3.60달러), 치즈버거(4.10달러), 더블더블(5.90달러)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감자튀김과 음료가 메뉴의 전부다. 가격은 쉐이크쉑이나 파이브가이즈보다 저렴한 편이다.
기본 햄버거는 구운 패티와 양상추, 토마토, 양파, 스프레드 소스가 어우러져 담백하다. 치즈버거는 여기에 아메리칸 치즈 한 장이 더해져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가 난다. 더블더블은 소고기 패티와 치즈가 각각 두 장씩 들어가 진한 맛을 내지만 기름지지 않고 깔끔하다. 세 메뉴 모두 갓 구워낸 번에 녹아내린 치즈와 신선한 채소, 스프레드 소스가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산뜻한 맛을 낸다. 냉동 재료를 쓰지 않아 재료 본연의 풍미가 살아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감자튀김은 주문과 동시에 생감자를 썰어 튀겨내기 때문에 색이 옅고 식감이 가볍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포슬포슬하며, 다른 버거 브랜드의 두꺼운 프라이보다 담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니멀 스타일’로 주문하면 체더치즈, 구운 양파, 특제소스가 올라가 한층 진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미국 브랜드, 한국 시장 공략 가속화
한편 최근 미국 외식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인앤아웃의 국내 상륙 가능성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쉐이크쉑(Shake Shack)은 2016년 SPC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가장 먼저 한국에 들어왔다. 강남 1호점 오픈 당시 오전 7시부터 대기 줄이 이어져 1500여 명이 몰렸고, 현재 국내 3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파이브가이즈(Five Guys)는 2023년 한화갤러리아가 도입했다. 강남역 1호점 오픈 첫날에는 5~6시간 대기 행렬이 이어졌으며, 현재 여의도·압구정·용산 등 주요 상권에 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캘리포니아 명물 핫도그 브랜드 ‘핑크스 핫도그(Pink’s Hot Dogs)’도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사업 등록을 마쳤다. 이 브랜드는 1939년 LA에서 출발해 할리우드 배우들이 즐겨 찾는 맛집으로 유명하다. 정식 매장이 열리면 한국은 필리핀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진출국이 된다.
또 다른 브랜드 ‘치폴레(Chipotle)’는 SPC그룹과 손잡고 국내 시장에 진입한다. 1993년 미국에서 출발한 멕시코 음식 브랜드로, 고객이 토핑을 직접 고르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특징이다. 현재 전 세계 380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과 싱가포르에 2026년 첫 매장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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