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 홍수에 지친 소비자들···‘내돈내산’ 찾아 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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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홍수에 지친 소비자들···‘내돈내산’ 찾아 삼만리

이뉴스투데이 2025-10-16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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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화장품 매장.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화장품 매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기업들의 협찬 마케팅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진짜 후기’를 찾아 이동하고 있다. 후기의 대표 창구였던 블로그는 신뢰를 잃어 온라인 플랫폼이나 커뮤니티에서 실제 구매자의 리뷰를 중심으로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신뢰의 축이 기업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이동한 것이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뒷광고’ 게시물 적발건수가 2만2011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뒷광고’란 경제적 대가를 받고도 광고 사실을 명확히 표시하지 않아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를 말한다. 표시광고법은 뒷광고와 같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매체별로는 인스타그램이 1만195건으로 가장 많이 적발됐으며 네이버 블로그(9423건), 유튜브(1409건)가 뒤를 이었다. 공정위는 지난 6월 ‘기만적인 표시·광고 심사 지침’의 개정안을 발표했으며, 새로운 광고 형태로 떠오른 1분 미만의 ‘숏폼’ 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직접 사용해 본 체감이 중요한 뷰티 분야에서 소비자들의 이동은 뚜렷하다.

블로그 후기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매체 대신 올리브영 상품 후기나 에이블리 등 플랫폼을 통한 리뷰와 커뮤니티가 새로운 정보 통로로 떠올랐다. 소비자들이 평점 확인을 넘어서 ‘사용 기간’, ‘피부 타입’, ‘부작용 여부’ 등 구체적 사용 경험이 담긴 후기를 공유하며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다. 피부 타입이 유사한 이용자의 리뷰를 찾아보거나 댓글로 제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등 ‘집단 검증’ 형태의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뷰티 카테고리 누적 리뷰가 700만건을 돌파했다. 이는 매일 6000건 이상 후기가 작성된 셈으로, 지난 8월 리뷰 건수는 전월 대비 22% 증가했다. 발색력·제형 등 실제 사용 모습을 담은 사진 리뷰는 전월보다 25% 늘었고 댓글이 달린 후기 역시 20% 증가했다. 양질의 리뷰는 입점 브랜드 거래액 성장으로 이어졌다. 누적 후기가 많은 뷰티 제품의 경우 에이블리 내 인기 상품으로 자리잡았으며, 거래액이 역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화장품 구매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대한 양의 뷰티 리뷰로 신뢰도 높은 뷰티 정보 생태계를 갖추었다”며 “뷰티 리뷰가 하나의 ‘커뮤니티’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용자가 작성하는 양질의 리뷰가 구매 결정에 도움을 준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리뷰를 앞세워 마케팅하는 모습 [사진=올리브영 캡쳐]
기업들이 리뷰를 앞세워 마케팅하는 모습 [사진=올리브영 캡쳐]

이 같은 소비자들의 신뢰 이동은 기업들의 체험단 마케팅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은 SNS나 자사몰을 통해 체험단을 모집해 제품 노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특성상 일반 후기보다 평점이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체험단 후기는 온전히 믿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협찬·체험 중심 콘텐츠의 신뢰도는 점차 낮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플랫폼들도 투명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올리브영은 체험단 리뷰와 일반 소비자 리뷰를 별도로 구분해 표기하고 ‘무료 제공 제품’ 문구를 명시하는 등 장치를 마련했다. 

기업 역시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노출형 마케팅이 힘을 잃자 제품 본연의 효과나 성분을 강조하는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뷰티 브랜드들이 ‘PDRN’, ‘펩타이드’ 등 성분과 효능 데이터를 전면에 내세우며 제품 자체의 과학적 근거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임상 결과나 실제 사용자의 후기를 결합해 신뢰도를 높이는 전략도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제품 정보의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을 경쟁력으로 삼는 흐름과 맞물려 기업의 연구개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풀이된다. 

한편 기업의 입장에서 체험단과 협찬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소 기업의 경우 초기 인지도 확보를 위해서 협찬 마케팅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서 표시 및 정보 공개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내 뷰티 기업의 R&D 집중과 ODM 기술 향상과 함께 화장품 시장 전반의 기술력이 높아졌으나 일부 기업이 과도한 광고로 소비자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과거 대기업 제품이라는 이유로 선택했다면 이제는 효능과 성분 중심으로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가 사용 후기를 중요한 판단 요소로 삼는 만큼 이에 따른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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