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AI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자기애, 마키아벨리즘(계산적인 성향), 반사회적 성향을 포괄하는 '어두운 성격 특성(Dark Triad)'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캠퍼스 연구팀은 웹 브라우저 기록 약 1,400만 건을 분석한 결과, 대다수 사람의 AI 사용 비중이 전체 온라인 활동의 1%에도 미치지 않았으며, 일부 사용자의 경우 이러한 빈도가 다크 트라이어드 성향과 유의미하게 연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Cyberpsychology, Behavior, and Social Networking'에 게재됐다.
◆ AI 사용 많을수록 '다크 트라이어드 성향' 뚜렷
연구팀은 두 차례의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는 499명의 대학생, 두 번째는 455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최대 90일간 웹 브라우저 데이터를 수집했다. AI 관련 사이트(예: ChatGPT, Microsoft Copilot) 방문 빈도를 분석한 결과, 학생 집단에서는 전체 웹 방문의 약 1%, 일반 시민은 약 0.44%가 AI 관련 사이트였다.
이 중 학생 집단에서 AI 사용이 잦은 사람들은 자기애, 마키아벨리즘, 반사회적 성향이 모두 높게 나타났다. 특히 브라우저 방문 중 4% 이상을 AI 사이트에 할애한 '집중 사용자(prolific users)'는 평균보다 훨씬 강한 다크 트라이어드 경향을 보였다. 반면 일반 시민 집단에서는 AI 사용 빈도가 낮고, 성격 특성과의 상관관계도 상대적으로 약했다.
또한 실제 브라우저 기록과 참여자가 스스로 보고한 'AI 사용 빈도'의 일치율은 높지 않았다. 사람들은 자신이 기술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연구팀은 "AI 사용 행태를 객관적으로 측정한 드문 사례로, 자기보고식 설문이 가진 한계를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 AI 사용이 '어두운 성격'을 만들지는 않는다
이번 연구는 상관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AI 사용이 성격을 변화시킨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AI 사용이 많은 사람들은 효율 중심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사고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도구로서 AI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우저 데이터 패턴을 보면, AI 사용 전에는 검색엔진이나 로그인 페이지 등 일반 인터넷 서비스 이용이 많았고, 사용 직후에는 교육·업무·컴퓨터 관련 사이트로 이동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는 "AI가 주로 학습이나 업무 효율을 높이는 생산성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연구팀의 해석을 뒷받침한다.
연구는 웹 기반 상호작용에 한정돼 모바일 앱 사용이나 감정 요인 등은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앞으로 감정 상태, 사회적 환경, 동기 요인 등을 함께 고려해 AI 사용의 심리적·사회적 맥락을 규명할 계획이다.
AI가 일상에 깊숙이 스며드는 지금, 기술 사용과 인간 성향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탐구한 이번 연구는 향후 AI 수용 양상과 윤리 논의를 이해하는 기초 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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