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사람 다 가진 삼양라면 후계 전병우, 실력·성과엔 여전히 의문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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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사람 다 가진 삼양라면 후계 전병우, 실력·성과엔 여전히 의문부호

르데스크 2025-10-16 17:13: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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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의 유력 후계자 전병우 삼양식품 헬스케어BU장(상무)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가업을 이을 후계자로서 '불닭볶음면 신화'의 장본인이자 삼양식품의 고속 성장을 이끈 모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성과를 이어나갈 지 여부에 의문부호가 뒤따르고 있어서다. 지금까지 경영 능력을 입증할 만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한데다 일부 사업에선 오히려 부진한 성적까지 기록한 탓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사적으로 전 상무 밀어주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여 삼양식품 소액주주들의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결과 없는 도전만 세 번째" 1994년생 전병우 불도저 행보에 소액주주들 '한숨'

 

1994년생인 전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25세에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했다. 2022년 삼양애니 대표를 겸직하기 시작했고 2023년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상무) 겸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상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이후 삼양식품 헬스케어BU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올해부터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 최고운영책임자(COO) 등도 겸직하고 있다. 사실상 경영 실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셈이다.

 

▲ 전병우 상무는 최고마케팅책임자와 최고운영책임자 등을 겸직하고 있다. 사진은 뉴욕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나오고 있는 '불닭' 소스 광고.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증권가와 삼양식품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식품업계는 물론 재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비정상적으로 빠른 전 상무의 승진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부친인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이 횡령 혐의로 경영에서 물러난데다 임시방편격인 며느리 경영의 깜짝 성공으로 기업의 덩치가 커진 상황이라 '리더십 회복'이 시급한 과제이긴 하지만 전 상무가 보여준 경영 능력은 리더십 회복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일례로 전 상무는 2022년 삼양애니 대표이사에 올라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삼양애니는 삼양식품이 2021년 설립한 콘텐츠 커머스 및 캐릭터 IP 전문 자회사로 삼양식품 브랜드를 소재로 한 각종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다. 당시 그룹 후계자가 갓 출범한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았다는 점에서 사업성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기대는 곧장 실망으로 바뀌었다. 삼양애니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급기야 전 상무 또한 지난해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났다.

 

전 상무는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 시절 추진한 사업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 상무가 기획, 디자인, 광고 등 전 과정을 주도한 국물 라면 브랜드 '맵탱'은 출범 초기 모친의 '불닭볶음면' 신화를 이을 기대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실제 성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판매량은 꾸준히 하락 곡선을 그렸고 일부 편의점에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두 자릿수 하락하기도 했다.

 

▲ 전병우 상무가 주도한 매운 라변 브랜드 '맵탱'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로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사진은 맵탱 푸드트럭 이벤트 현장.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두 번의 실패를 겪은 전 상무가 의욕을 갖고 추진 중인 헬스케어 사업을 두고서도 부정적 평가가 우세한 상황이다. 헬스케어 시장은 이미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한데다 자본, 연구, 글로벌 영업 등에 투입되는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식품, 제약, 의료 등 전분 분야 지식이나 경험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헬스케어 분야의 특성 또한 철학과를 졸업한 전 상무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앞서 CJ제일제당, 롯데헬스케어 등도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했다가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한 바 있다.

 

삼양식품 핵심 요직에 '전병우 코드' 인사 대거 배치…"고생한 기존 직원 박탈감 어쩌나"

 

삼양식품을 필두로 한 삼양라운드스퀘어 내부 권력구도가 전 상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도 소액주주들의 우려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삼양라운드스퀘어에선 이른바 미국 유학파 인사들이 핵심 요직에 배치되고 있다. 올해 5월 영입한 장재호 푸드2.0사업본부장 전무는 아이비리그에 소속된 다트머스 대학교 출신이다. 장 전무는 식품공학 전문가로 서울대학교 식품생명공학 객원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과거 CJ제일제당과 아워홈 등에 몸담은 적 있다. '푸드2.0사업본부'는 올해 신설된 부서로 차세대 식품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5월 신설된 최고영업책임자(CSO) 직에 발탁된 김기홍 ASIA/EMEA 본부장(전무)는 이른바 '아이비 플러스'에 소속된 보스턴칼리지에서 마케팅을 전공했다. 그는 켈로그·존슨앤드존슨·맥도날드 등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한 이력을 지녔다. 영업직군에서 최고경영진(C레벨) 임원을 발탁한 사례는 삼양식품 창사 이래 최초다. 김 CSO가 취임하기 직전인 올해 4월 삼양아메리카에는 헬스케어 사업부가 신설됐다. '아이비 플러스'는 하버드, 예일, 브라운 등 미국 명문 8개 대학교에 버금가는 명성을 지닌 20여개 대학들을 통칭하는 단어다. '아이비 플러스'는 전 세계에 걸쳐 하나의 거대한 학연 네트워크까지 형성돼 있으며 주기적으로 동문회도 열리고 있다. 전 상무가 졸업한 컬럼비아대학교 또한 '아이비 플러스'에 포함돼 있다.

 

▲ 최근 삼양식품에 유학파 출신 임원들이 배치되고 있다. 사진은 올해 1월 취임한 김선영 신성장브랜드본부장. [사진=삼성전자]

 

전 상무가 조직 수장을 맡고 있는 브랜드 관련 부문에도 미국 유학파 인사들이 하나 둘 영입되는 추세다. 올해 1월 취임한 김선영 신성장브랜드본부장(상무)은 인디애나대학교를 졸업한 후 약 20년 간 삼성전자에 브랜드 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김 상무는 현재 삼양식품 내에서 신규 브랜드 기획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브랜드에는 전 상무가 주도한 맵탱과 헬스케어 브랜드 잭앤펄스가 포함돼 있다. 과거 전 상무와 함께 '맵탱' 출시 주도했던 문남인 MEP브랜드 부문장과 최의리 브랜드 기획 본부장 등도 미국 유학파다. 문 부문장은 MIT 경영학를 졸업했고 최 본부장은 윈스콘시 매디스 대학교를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삼양식품 소액주주는 "삼양식품은 오래된 회사이긴 하지만 오너 공백 시절에 '메가 히트작' 하나로 갑작스럽게 성장한 기업이다 보니 규모에 비해 리더십이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일찌감치 경영승계를 시도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보이는데 속도를 내는 것은 좋지만 조급하거나 성급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전병우 상무가 아직까지 경험이 적고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준 것도 없는데 너무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핵심 요직까지 외부 인사들로 채우고 있어 회사 전체가 견제장치 없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까 우려스럽다"고 귀띔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양식품 전체가 불닭볶음면 의존도가 워낙 높다 보니 전병우 상무가 경영성과를 증명하기 힘들다 생각하고 신사업 쪽에서 뭔가 보여주려는 것 같다"며 "계속해서 자신과 공통 비슷한 코드를 지닌 사람들을 영입해 신사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데 비슷한 시도가 계속된다면 불닭볶음면 이전 시절부터 함께 고생해 온 기존 직원들의 박탈감이 커져 결국 본원 경쟁력마저 상실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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