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우주항공청·원자력안전위원회 대상 국정감사는 시작 30분 만에 파행됐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이 전날 오간 ‘폭언 문자’를 놓고 설전을 벌이면서 감정 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현장에서는 “옥상으로 따라오라며”(박정훈 의원), “너가 나 한주먹거리도 안 된다며”(김우영 의원) 등 막말이 오갔다는 소문이 돌았고, “맞아, 너 맞을까 봐 안 따라온 거야”, “뭐 임마? 내가 이겨” 등 구체적인 대화 내용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SNS를 통해 ‘문자 중계’처럼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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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퇴장 명령 후 ‘비공개 회의’… 그러나 온라인은 ‘실시간 난장판’
오전 회의가 중단된 뒤 오후 2시 재개된 국감은 20여 분 만에 다시 중단됐다. 설전이 재점화되자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은 “장내를 정리하겠다”며 “선택적으로 찍고 있어서 문제가 됐다. 기자들도 나가 달라”고 말하며 취재진 전원을 퇴장시켰다.
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지만, 회의장 안 상황을 전한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가 실시간으로 유포되며 ‘비공개’는 사실상 무력화됐다. SNS에는 “아직도 고성 중”, “두 의원이 서로 일어나려 한다”는 식의 루머성 문자 중계가 이어졌다.
오후 4시 기준 국감은 여전히 중지된 상태였다.
“질의 한 번 못하고 파행”… 국감 본질 실종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과방위 국감은 단 하나의 질의도 시작하지 못하고 파행됐다”며 “과방위원으로 활동한 이래 가장 부끄러운 하루”라고 개탄했다.
그는 “김우영 의원과 박정훈 의원 간 대립이 격화돼 수습이 안 되고 있다”며 “오늘은 항공우주정책과 원자력 정책을 점검하는 중요한 날이었는데, 본질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국감장 닫았지만, 휴대폰은 열려 있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국회 안은 닫혔지만, 휴대폰은 열려 있었다”는 말이 나온다.
기자단 퇴장 이후에도 의원 보좌진이나 방청객을 통해 문자 정보가 외부로 퍼지며, 국회 ‘비공개 회의’의 의미가 퇴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과방위 국감은 항공우주청 출범 이후 첫 종합감사로, 원자력안전 정책과 디지털 인프라 등 핵심 현안을 다룰 예정이었으나, 폭언·설전·비공개 전환·루머 확산으로 사실상 ‘감사 실종 사태’를 빚었다.
한편 이날 오후 늦게 김우영, 박정훈 의원 간 화해하면서 과방위 국감은 속개돼 항공우주청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대한 국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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