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中공급망 리스크···“자원빈국 韓, 대체·저감·리사이클로 뚫어야”

중국 장시성의 희토류 광산.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를 통한 자원 무기화가 점차 심화되며 한국 첨단 산업의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자원 빈국인 한국은 대체·저감·리사이클 기술을 앞세워 중국 의존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자원을 전략적으로 무기화하면서 한국 역시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공급망 리스크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있다.

중국은 과거 일본에 대한 수출 제한을 비롯해 지난 4월 중희토류 7종을 허가제 품목으로 지정한데 이어 이달 9일에는 희토류 5종과 함께 원심추출기·전해·소결 장비 등 생산·가공 설비 및 기술까지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이 희토류를 사실상 ‘전략자원화’하고 자원 무기화 수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네오디뮴(Nd-Pr)과 디스프로슘(Dy) 등 핵심 희토류의 가격은 중국의 정책 방향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 생산의 90% 이상을, 중희토류의 경우 98%를 점유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산업 정책에 전 세계 공급망 안정성이 좌우되는 구조다.

이에 전문가들은 자원이 없는 한국은 중국의 자원 무기화로 인한 공급망 리스크 해소를 위해 수입 다변화와 함께 대체 소재 및 재자원화 기술 개발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수경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는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통상적인 수입 다변화나 제도 개선 외에도 자체적으로 대체·저감 및 리사이클 기술을 계속해서 연구개발 해야 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산업계 및 학계에서 거론되는 희토류 대체·저감 기술 연구의 핵심은 방위 산업을 비롯해 전기차·로봇·항공기 등에서 주요 부품으로 쓰이는 모터용 영구자석의 원소 ‘네오디뮴(Nd)’을 값싸고 구하기 쉬운 세륨(Ce)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네오디뮴은 추출이 어렵고 희귀해 가격이 높으므로 일부를 다른 원소로 치환하면서도 동일한 자성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방안을 탐구하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지금의 목표는 네오디뮴 사용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 수년 내로 연구 개발을 통해 완전 대체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다소 도전적 목표지만 해당 기술이 완성되면 중국이 장악한 희토류 공급망 구조에서 벗어나 국가 자원 안보를 크게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희토류 재활용 기술은 일정 부분 활용되고 있지만 대체·저감 기술의 경우 아직 세계 어느 곳에서도 개발되지 않았으며 독일, 중국, 일본 등이 4~5년 전부터 연구를 시작한 상황이다. 한국은 초기 연구 수준이기 때문에 관련 연구개발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도 완성된 기술이 없는 만큼 대체·저감 연구는 쉽지 않지만 향후 희토류 공급망 자립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현재 희토류 확보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재자원화와 대체기술 개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산업부는 희토류 회수기술, 저감기술, 대체재 기술개발 등 30개 R&D 과제에 약 926억원을 투입해 기술개발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