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바이에른뮌헨의 인건비 절감 프로젝트에 세르주 그나브리가 협조할 의향을 보이고 있다.
독일 일간지 ‘빌트’에 따르면 그나브리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종료되는 바이에른과의 계약을 연정하고 더 오래 머무르기 위해 페이컷(연봉삭감)을 감수할 의향이 있다. 다만 무턱대고 연봉 총액을 깎는 게 아닌, 고정급여는 삭감하더라도 조건부 옵션을 많이 붙여 맹활약하면 수입을 보전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나브리가 바이에른 생활에 매우 만족하기 때문에 가능한 입장이다.
인건비 절감은 수년간 바이에른의 핵심 과제였다. 과거 하산 살리하미지치 단장, 올리버 칸 CEO 시절에 주전 선수들의 연봉을 지나치게 인상했다. 이들이 계속 유럽 최고 선수로 남아있다면 돈이 아깝지 않겠지만 애매한 경기력이 문제였다. 일단 주전이 아닌 로테이션 멤버로 위상을 낮추자 인건비 효율이 급감했다. 레온 고레츠카, 요주아 키미히, 리로이 사네, 킹슬리 코망, 그리고 그나브리 등이 애물단지 목록에 있는 선수들이었다.
구단 정책을 따라야 하는 막스 에베를 현 단장은 재계약 조건으로 무조건 삭감된 연봉을 제안했고, 당연히 협상은 쉽지 않았다. 사네의 경우 올해 여름 계약이 만료됐는데, 지난 시즌 다소 삭감한 조건으로 순조로운 재계약 협상이 진행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성사 직전 갑자기 에이전트를 바꾸더니 강경하게 나왔고, 결국 계약만료 후 자유계약 대상자(FA) 신분으로 튀르키예의 갈라타사라이와 계약했다.
보통 야구 등에서 농담처럼 쓰는 표현 FA로이드가 바이에른에도 존재한다. 몇년째 애매했던 선수가 계약만료를 앞두고 경기력이 치솟으면서 거액연봉을 따내는 현상이다. 2023-2024시즌 요주아 키미히가 연봉을 보전했다. 지난 시즌에는 좋은 경기력에다 FA시 레알마드리드로 가 버릴 듯 바이에른을 압박한 알폰소 데이비스가 오히려 상당한 연봉인상을 따냈다.
이번 시즌은 그나브리의 차례다. 그나브리가장 좋은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한때 5시즌 연속 리그 10골 이상을 기록하면서 쏠쏠한 득점원이었던 그나브리는 갈수록 부상이 잦아지면서 2023-2024시즌 리그 3골 1도움, 2024-2025시즌 리그 7골 5도움으로 애매한 성적을 남겼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자말 무시알라의 부상 공백을 훌륭하게 메우면서 리그 6경기 동안 3골 3도움으로 경기당 공격 포인트 1.0개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확실히 부활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그나브리가 연봉 삭감에 동의한다면, 에베를 단장 입장에서는 복덩이가 따로 없다. 그나브리는 좌우 측면, 이번 시즌 주로 맡아주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유사시 최전방까지 소화 가능하기 때문에 로테이션 멤버로서 가치가 높다. 해리 케인의 백업을 영입하기 애매한 바이에른 입장에서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백업으로 한동안 뛰어 준 그나브리가 필요하다.
다만 재계약 협상 초창기에 ‘순조롭다’는 기사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나오곤 했다. 질질 끌다가 결국 협상이 결렬되거나 연봉을 왕창 올려주는 게 바이에른 기존 선수들의 익숙한 결말이었다. 아직 긍정적인 인상을 갖기엔 이르다. 특히 연봉을 깎는 대신 계약금을 왕창 요구하는 게 요즘 선수들의 흔한 협상 방식이다.
그나브리는 친화력이 좋아 김민재 등 여러 선수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편이며, 최근 소집이 뜸하지만 독일 대표팀 멤버이기도 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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