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핵심 이야기가 인공지능(AI)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방대한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는 ‘이 모든 지출이 과연 가치가 있을까’라며 우려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최근 답을 내놓았다.
오픈AI는 이미 오라클, 엔비디아, 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과 대규모 협력에 합의했다며 칩과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 중인 인프라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모건스탠리의 케이티 휴버티 글로벌 리서치 디렉터는 13일(현지시간) 투자자들 앞으로 보낸 보고서에서 AI 기술 투자 확산에 대한 차트를 공유했다.
여기에는 오픈AI를 중심으로 대규모 자본이 흘러가고 있는 주요 기술 기업들의 네트워크가 나타나 있다.
휴버티 디렉터는 모건스탠리의 기술팀이 아직 AI 투자 사이클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보고 있지만 그 막대한 비용이 반드시 투자자들에게 공포로 다가오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투자 사이클이 지속가능하려면 AI가 투입된 대규모 자본에 대해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봤다.
그에 따르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오는 2028년까지 AI 소프트웨어 매출이 1.1조달러(약 1564조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마진 수준을 고려할 때 충분한 수익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의 이번 전망은 현재의 AI 투자 열풍이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과 달리 투기적 거품이 아니라 장기적 수익 사이클의 일부임을 시사한다.
모건스탠리의 기술팀은 이런 매출 목표가 실제로 달성된다면 AI 붐이 현재 AI 분야에 적극 투자하는 기업들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공개된 모건스탠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 부문에서 AI 관련 수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모건스탠리는 당시 보고서에서 "생성형 AI를 도입 중인 400개 기업 대상 자체 조사 결과 금융 부문 기업들이 비용과 수익 양면에서 손쉬운 기회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융 부문 기업들은 고객 서비스 자동화, 리스크 및 규제 준수 프로토콜 강화에 AI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또한 AI 채택률의 변화 속도가 가장 빠른 부문은 부동산 및 소비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는 내구소비재 및 의류 종목 가운데 약 30%가 AI 노출도를 높였으며 10% 정도는 AI가 해당 기업의 핵심 투자 논리에 더 중요하게 작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가 AI 도입 기업으로 분류한 소비재 기업 비중은 20%에서 44%로 증가했다.
소비재 부문의 AI 채택 대부분은 공급망 최적화에서 비롯됐다. 일례로 타깃과 월마트 같은 유통업체들이 재고 관리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부동산 부문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졌다. 지난 1월 대비 현재 부동산투자신탁(REIT) 종목 중 32%의 AI 노출도가 증가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공공 REIT 및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분야의 52만5000개 직무 가운데 37%는 자동화가 가능하다.
임대 서비스, 자산 관리, 리스크 관리 등 부동산 업계의 여러 영역에서 AI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중개 및 서비스 부문에서 자동화를 통한 수익 개선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모건스탠리는 AI에 노출된 기업들이 실적 추정치 상향 조정 측면에서 아직 AI를 통합하지 않은 기업들보다 괄목할 정도로 앞서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글로벌 금융정보 및 투자 리서치 업체 모닝스타 등의 일부 분석가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기업 알파벳 같은 주요 기술 기업들의 막대한 AI 설비투자가 장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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