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압수수색 후 두달만…범인도피·직권남용 피의자 신분
공관장 자격 검증·'귀국 명분' 된 방산협력회의 등 추궁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도피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16일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장 전 실장이 해병특검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전 실장은 이날 오전 9시 26분께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이 전 장관에 대한 호주대사 임명은 대통령 지시로 알고 있었나", "외교부 차관으로 있을 때부터 대사 임명 절차를 관리했나" 등 취재진 질의에 말을 아낀 채 "조사받으면서 다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범인도피·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장 전 실장은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에 임명되고 사임하던 2024년 3월 안보실 수장을 맡고 있었다. 또 이 전 장관에 대한 호주대사 임명 논의가 이뤄지던 2023년 말에는 외교부 1차관으로 일했다.
특검팀은 국가안보실이 대통령실과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을 논의했으며, 귀국 명분용으로 의심받는 방산협력 공관장회의 기획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특검팀은 장 전 실장에게 채상병 사건의 핵심 수사 대상으로 지목돼 출국금지 돼 있던 이 전 장관에 대한 인사 검증 과정과 공관장회의 기획 배경 등 전반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8월 장 전 실장의 휴대전화 및 차량을 압수수색했고 장 전 실장 전임자인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채상병 사망 사건 당시 국방부 수장이던 이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4일 호주대사에 임명됐다. 공수처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던 이 전 장관은 지명 당시 출국금지 상태였으나 그로부터 나흘 뒤인 3월 8일 출국금지가 해제됐고 이틀 뒤 출국했다.
출국 이후 국내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자 이 전 장관은 11일 만에 귀국했고, 임명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3월 25일 전격 사임했다.
특검팀은 최근 추가로 파견받은 검사 2명을 모두 호주 도피 의혹 수사에 투입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조만간 출국금지 해제와 관련해 대사 임명 논의 시점을 전후해 재직했던 한동훈·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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