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에 "노조와 공식 간담회 하자" 제안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게임업계가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주 52시간 근로제 완화를 꺼내 들자 IT업계 노조가 "K-게임 위기는 경영 실패가 원인"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IT위원회는 16일 입장을 내고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토론회에서 일부 게임업계 경영진이 중국의 '996 근무제'를 경쟁력 확보의 사례로 언급하며 노동시간 유연화를 주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996 근무제는 '오전 9시 출근·오후 9시 퇴근·주 6일 근무'의 줄임말로, 중국 내의 장시간 노동 관행을 상징하는 단어다.
노조는 "996은 이미 중국에서도 불법으로 규정된 제도이며, 이를 모범사례로 언급하는 것은 위험한 시대착오적 발언"이라며 "장시간 노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시도는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게임업계 경영진이 국내 게임산업의 위기를 노동시간 부족 탓으로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노조는 "현재 국내 게임산업의 위기는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지 못한 경영 프로세스와 전략 부재의 결과"라며 "유튜브·쇼츠·IPTV 등으로 확장된 여가 콘텐츠 시장에 맞는 새로운 개발 구조를 마련하지 못한 경영 실패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스웨덴·핀란드·프랑스 등 유럽 지역 게임업체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장시간 노동이 아닌 충분한 휴식과 존중의 문화 속에서 창의력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노조와의 공식 간담회 개최를 제안했다고도 밝혔다.
오세윤 화학섬유식품노조 IT위원장은 "수년간 창의적인 신작 개발보다 단기 수익에 급급한 비즈니스 모델에만 몰두해 온 결과가 현재의 위기"라며 "문체부의 게임산업 발전 의지와 '게임강국 리더로의 도약'이라는 비전에 공감하지만, 현장의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이야말로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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