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이 되면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카페인 걱정에 일부러 커피를 피하는 사람도 많다. 문제는 카페인이 커피에만 들어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평소 아무렇지 않게 마시거나 먹는 음식 속에도 카페인이 숨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성인의 하루 카페인 섭취 권장량을 400mg으로 정하고 있다. 커피 두 잔만 마셔도 절반 이상을 채우는데, 여기에 초콜릿이나 콜라까지 더하면 쉽게 초과하게 된다.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불면, 심박수 증가, 위산 역류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들에 카페인이 들어 있을까. 의외로 일상에서 자주 먹는 음식 5가지를 소개한다.
1. 피로감 줄이지만 카페인도 많은 ‘녹차’
녹차는 건강 음료로 알려졌지만, 사실 카페인이 들어 있다. 한 잔당 약 20~40mg의 카페인이 들어 있으며, 우려내는 시간과 물 온도에 따라 함량이 달라진다. 온도가 높고 우리는 시간이 길수록 카페인이 더 많이 추출된다. 일반적인 한 잔 기준으로는 커피의 5분의 1 수준이다. 문제는 녹차에 우유나 시럽을 넣은 제품이다. ‘녹차라테’, ‘녹차 에이드’처럼 가공된 음료는 일반 녹차보다 카페인 함량이 더 높을 수 있다.
다만 녹차에는 카페인 흡수를 억제하는 성분도 함께 들어 있다. ‘카테킨’은 카페인과 결합해 위장에서 흡수되는 양을 줄이고, 떫은맛을 내면서 해독 작용을 돕는다. ‘데아닌’은 신경을 안정시켜 카페인으로 인한 흥분이나 불안을 완화한다. 덕분에 커피보다 부작용이 적고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성분이 함께 들어 있어도 카페인이 포함된 만큼, 과다 섭취는 불면이나 신경과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2. 갈증 해소보단 각성 효과가 큰 ‘콜라’
탄산음료인 콜라도 쌉쌀한 풍미를 주며, 각성 효과를 높이기 위해 카페인이 들어 있다. 일반 콜라 355ml 캔 기준 약 38mg, 다이어트 콜라는 46mg 정도다. 일부 제로 제품은 카페인이 제거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들어 있다.
문제는 무심코 마시는 양이다. 하루 두세 캔만 마셔도 커피 한 잔 이상에 해당하는 카페인을 섭취하게 된다. 특히 청소년은 체중 대비 허용량이 낮아, 카페인에 의한 불면이나 초조함이 나타날 수 있다.
3. 두통 완화 효과도 있지만 과용하면 역효과 ‘진통제’
많은 진통제에는 ‘카페인’이 포함돼 있다. 대표적으로 두통약, 감기약 등에 들어 있으며, 액상 감기약 30ml 기준 약 30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은 혈관을 수축시켜 통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두통은 뇌혈관이 확장될 때 생기는데, 카페인은 이를 줄여주기 때문에 진통 효과를 높인다. 그러나 카페인을 자주 복용하면 몸이 이에 적응해, 약을 끊었을 때 혈관이 다시 확장되면서 되레 두통이 생기는 ‘반동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커피를 함께 마시면 카페인 농도가 급격히 높아져 ‘금단 두통’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이는 카페인을 자주 섭취하다가 갑자기 줄였을 때 생기는 현상으로, 뇌혈관이 다시 확장되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긴장성 두통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일 경우, 오히려 카페인이 신경계를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약 복용 후 불면이나 심장 두근거림이 있다면 카페인 성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4. 아이들이 좋아하는 ‘코코아파우더’
아이들이 우유에 자주 타먹는 코코아파우더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다. 1잔(약 200ml) 기준 5mg 내외지만, 아이들이 즐겨 마시는 초콜릿 음료나 초콜릿 제품을 자주 섭취하면 누적량이 커진다. 코코아에는 ‘테오브로민’이라는 자극 물질도 있어, 카페인과 비슷한 각성 작용을 한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다. 카페인은 칼슘과 철분 흡수를 방해해 성장 발달을 늦출 수 있고, 빈혈을 유발할 수도 있다. 특히 잠자기 전 초코우유나 코코아를 자주 마신다면 수면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5. 달콤하지만 은근히 강한 ‘사탕’
사탕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에너지 캔디’류나 ‘초콜릿 코팅 사탕’은 1kg당 평균 577mg 이상을 포함한다. 특히 커피 맛 사탕은 1개당 약 20~25mg의 카페인을 함유하는데, 커피 한 잔의 4분의 1 수준이다. 일부 고함량 카페인 사탕은 개당 30~40mg 이상이 들어 있거나, 제품 1kg당 평균 577.4mg에 달할 수도 있으므로 성분을 확인하고 섭취량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어린이와 청소년은 체중이 가벼워 적은 양에도 영향받을 수 있다. 오후 늦게 먹으면 잠이 오지 않거나 신경이 예민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습관
이처럼 일상 속 음식들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식사 직후 30분 이내에는 철분 흡수가 억제되므로, 최소 30분에서 1시간 뒤에 카페인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공복에 섭취하면 위산 분비가 늘어 속 쓰림을 유발할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또 카페인은 커피뿐 아니라 녹차, 콜라, 초콜릿, 진통제, 디저트 등 다양한 식품에 포함돼 있다. 카페인을 섭취한 뒤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잠이 잘 오지 않는다면 함유량을 확인하고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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