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주주의는 지방에서 완성된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기고] 민주주의는 지방에서 완성된다

경기일보 2025-10-15 19:26:04 신고

3줄요약
image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 슈마허의 말처럼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지방에서 꽃핀다. 거대한 국가적 담론보다 주민들의 일상과 맞닿은 현장에서 민주주의는 생명력을 얻는다. ‘발’로 뛰는 단체자치와 ‘손’으로 가꾸는 주민자치가 결합할 때 풀뿌리 민주주의는 제도가 아니라 삶의 방식으로 자리 잡는다.

 

민주주의는 보충성 원칙 위에 선다. 더 작은 단위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존중하고 상위 단위는 필요한 만큼만 보완하는 것, 이 균형이 자유와 책임의 토대다. 지방은 바로 이 원칙이 실현되는 무대다.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가능성이 가득한 ‘블루오션’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0.9%로 역대 지방선거 중 두 번째로 낮았다. 이는 지방자치가 여전히 ‘중앙정치의 그림자’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민 생활과 직결된 선거임에도 무관심이 팽배하다면 지방민주주의는 성장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참여 없는 자치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2026년 6월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이런 상황을 바로잡을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새로운 지방정부를 구성하는 절차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중요한 계기가 돼야 한다. 유권자가 외면할수록 지방은 중앙정치에 종속되고 참여할수록 동네민주주의와 일상적 민주주의가 확장되고 심화된다.

 

지방자치의 본령은 ‘생활 속 문제 해결’이다. 지역의 복지, 환경, 교육, 교통은 주민의 선택과 참여에 따라 달라진다. 지방이 스스로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주민과 함께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이 곧 민주주의의 학교다.

 

참여를 통해 시민은 권리의 주체로 성장하고 자치는 단순한 제도를 넘어 공동체문화로 뿌리내린다. 지방자치가 튼튼해야 중앙도 건강하다. 강물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 마을의 작은 의사 결정들이 모여 국가 민주주의의 바다를 이룬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주의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늘 배우고, 익히고, 고쳐 가야 하는 생활’이라는 믿음이다.

 

민주주의는 결국 발로 걷고, 손으로 빚어내며, 얼굴을 마주 보는 삶의 방식이다. 지방이야말로 그 삶이 가장 생생하게 드러나는 자리다. 작은 것이 아름답고 지방이 곧 희망의 바다라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그 바다를 항해할 우리 모두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