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中, 미 해군력 강화 상징 '마스가' 제재…시진핑, 트럼프와 APEC 회동 앞두고 주도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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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中, 미 해군력 강화 상징 '마스가' 제재…시진핑, 트럼프와 APEC 회동 앞두고 주도권 경쟁

폴리뉴스 2025-10-15 18:14:13 신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 [사진=한화오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 [사진=한화오션]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중국 정부가 14일 미국 소재 한화오션 자회사 5곳을 겨냥한 제재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제재 대상에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했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가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이번 제재는 미국의 해군력 증강 시도와 한미 조선 협력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에선 이번 제재로 한화오션에 실질적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미중 갈등으로 한국 기업들이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中, 한화오션 美자회사 5곳 제재…"美조사 협조해 中 이익 해쳐"

중국 상무부는 14일 한국 조선업체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국이 중국 해양·물류·조선 산업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 최종 조치를 발효하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한국 기업을 명시적으로 제재 명단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재 대상에 오른 한화오션의 미국 연계 자회사 5곳은 한화시핑 유한책임회사(Hanwha Shipping LLC), 한화 필리조선소 주식회사(Hanwha Philly Shipyard Inc.), 한화오션 미국 인터내셔널 유한책임회사(Hanwha Ocean USA International LLC), 한화쉬핑홀딩스 유한책임회사(Hanwha Shipping Holdings LLC), HS 미국 홀딩스 주식회사(HS USA Holdings Corp)다.

이에 따라 중국 내 모든 기업과 개인은 한화오션의 미국 계열사와 거래 및 협력이 전면 금지된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중국 해사·물류·조선업에 대해 301조 조사를 하고 조치를 취한 것은 국제법과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반했고,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한화오션주식회사의 미국 자회사는 미국 정부의 관련 조사 활동에 협조하고 지지해 우리나라(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에 위해를 끼쳤다"며 "중국은 이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과 관련 기업이 사실과 다자 경제·무역 규칙을 존중하고, 시장 경제와 공평 경쟁 원칙을 준수하기를 촉구한다"며 "조속히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고 중국의 이익 훼손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한미 조선협력 상징 '마스가' 견제 시도

이번 제재는 한·미 조선 협력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오션이 현지에서 운영 중인 필리조선소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상징이다. 

한화오션은 2023년 말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를 인수했고,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직후엔 미국 조선업에 50억 달러(약 7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미국 조선업 재건과 미 해군 전력 증강을 돕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중국 관영매체들은 마스가를 '위험한 도박'이라고 비판하며, 한국 조선업계와 미국의 협력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 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제재는 한미 협력에 대한 견제와 함께 미국의 해군력 증강을 더디게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또한, 오는 10월 경주 APEC을 계기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 주석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이번 제재를 시작으로 조선 기자재나 원자재 등 공급망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저가 기자재나 원자재는 여전히 중국산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에 대한 수출 제한까지 나온다면 생산 일정 차질이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中 한화오션 제재, 리스크 제한적"

다만 업계는 이번 제재로 한화오션의 실질적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재 대상이 중국과의 연관성이 낮은 미국 사업부로 한정돼서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5일 보고서에서 "허공에 주먹질하면 그것도 폭행인가"라며 "전날 중국의 제재는 사실상 현재의 조선해운 시장에 어떠한 영향도 줄 수 없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만약 중국이 해상 LNG 수입시장에서 매우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졌다면 이러한 제재가 영향을 줬겠으나, 지난해 기준 중국 외에도 유럽·일본·한국 등 미국 LNG를 구매할 큰손들은 얼마든지 있다"며 "한화쉬핑과 한화필리조선소의 사업은 중국과 엮일 가능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만일 제재가 확장되더라도 국내 조선업계의 타격은 없을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만일 이 제재가 확장돼 미중 양강구도의 조선해운 분쟁이 확산한다면 오히려 국내 조선업체들은 미국의 대리인 역할을 맡게 되며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으로 양분된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중국은 60%를 점유하는데, 역설적으로 미국이 과징금을 통해 중국의 조선업을 제재할 근거도 이런 압도적 점유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운업을 통한 제재는 다국적 메이저 해운사들의 존재와 항로스왑 등을 통해 영향을 희석할 수 있지만, 신조 발주시장에선 점유율이 너무 높기 때문에 중국에게는 직접적 피해를, 한국에게는 그만큼의 혜택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다만 중국이 조선업이 아닌 반도체, 철강 분야에 제재를 한다면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 기업들에 중국의 보복 조치는 낯선 경험이 아니다.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사태 당시 롯데마트는 중국 내 매장 112곳 중 87개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현대자동차·기아는 중국 시장 점유율이 급락해 생산기지들을 매각해야 했다.

대통령실 "한중 통상채널 가동해 소통·대응 중"

위성락, 中 한화오션 제재 "이유 모르지만 예상 가능한 일"

대통령실은 중국 정부가 14일 한화오션 소유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데 대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중 통상 채널을 가동해 소통 및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해당 기업과 중국 기업 간 거래가 많지 않아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인다. 추가 제재 가능성은 예단하기 어려우나 이에 대해 계속 예의주시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 등은 이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상황은 예상할 수 있는 일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왜 이렇게 됐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표면적 이유는 중국 측이 밝힌 이유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공급망 부분에서 (중국과 미국 간의) 첨예한 대립이 있기 때문에, 중간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인 기업에 이런 소지는 항상 있었다고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뿐 아니라 일본이나 다른 나라 기업들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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