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캄보디아 수용 60여명 주말까지 귀국 노력…항공편도 준비 완료”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캄보디아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 현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캄보디아 납치.구금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빨라지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5일 캄보디아 당국에 검거돼 수용된 60여 명에 대해 “이번주 안이라도, 조금 더 늦어질 수 있겠지만 주말까지 (송환) 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저희는 빠른 시일 내에 이분들을 다 서울로 데려오려고 하는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위 실장은 “여러 가지 준비를 했다. 그렇게 정책 방향을 잡고 준비한 건 4~5일 됐다”며 “항공편 등 다 준비하고 있다. 캄보디아 측과 얼마나 빨리 진전되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또한 위 실장은 캄보디아 정부가 한국 정부 측에 캄보디아 반체제 인사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그 사안과 캄보디아 스캠 범죄 사안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캄보디아가 치안 역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대처에 미흡한 점이 있을지 모르나 대처하고 있고, 최근에도 수천 명을 검거해서 우리에게 넘기려고 수용하고 있지 않나”라며 “다만 범죄조직의 거대한 사업이나 부패 고리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치안유지가 기대만큼 안 될 수도 있다. 역량이 모자랄 수 있고, 인력이 부족할 수 있다”며 “캄보디아가 고의로 의무를 피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로선 우리가 남의 주권인 나라에 가서 할 수 있는 작업은 없다”며 “결국 캄보디아의 협력을 얻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캄보디아 나라나 국민에 대해 과도한 부정적 인식이나 매도는 멈춰달라”고 밝혔다.

한편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들 일부가 송환됐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경찰은 캄보디아 이민청에 구금 중인 한국인 4명을 14 한국 국적기를 통해 송환했다고 한다. 이들은 캄보디아 경찰이 범죄단지를 단속했을 때 적발됐으며 우리 경찰의 체포영장도 발부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구금자들을 순차적으로 송환 중”이라고 설명했다. 15일 기준으로 캄보디아에 구금된 한국인은 60~70명 규모다.

경찰청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15일 캄보디아로 출국해 한국인 구금자 전원을 송환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밝힌 대로 정부는 구금자들을 한 번에 데려오기 위해 금주 중 특별항공편(전세기)을 투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피의자 1명당 형사 2명의 동승이 필요해 일반 승객이 함께 탑승하는 국적기를 이용하면 하루에 최대 4명밖에 데리고 올 수 없기 때문이다. 전세기를 투입해 구금자 전원을 데려온다면 역대 최대 규모의 송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전방위적인 송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지의 일부 한국인들이 정부의 송환을 거부하고 캄보디아에 남겠다는 의견을 피력해 논란이 예상된다. 납치.구금자들 중 상당수는 현지에 남겠다고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 정부측과 캄보디아 간 송환 방식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최근 일련의 캄보디아 한인 납치.구금 사태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지에서 납치된 한인들은 순수한 피해자들이지만 이들 외에 캄보디아에 체류하는 일부 인사들은 범죄와 연루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고, 송환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총괄적 대응에도 애로 사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캄보디아에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와 관련된 조직들에 의해 한국인 다수가 감금됐고 일부는 캄보디아 당국에 의해 구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위 실장은 “캄보디아 스캠 산업에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20만 명 가량이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온라인 스캠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인의 경우 정확한 숫자는 잘 알 수 없지만 대체로 1000명 남짓 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도 정부는 외교부 김진아 2차관과 경찰청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 등 고위급 인사들을 대거 캄보디아 현지에 보내 최대한 많은 한국인들을 데려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납치.구금 사태가 의외로 빨리 해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