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집값 잡기 진심이면 9.7대책 전면 폐기하고, 후분양제 즉시 도입하라” 직격

경실련 관계자들이 지난 달 17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로드]

이재명 정부가 세 번째 부동산 대책에 대해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전임 정부의 실패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경실련은 15일 발표한 성명에서 “집값 상승 원인조차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채 단편적 규제만 내놓은 핀셋식 처방으로는 부동산 시장 안정은커녕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며, 정부의 전면적 정책 기조 전환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9.7 부동산 대책’을 “공공성을 훼손하고 집값을 부추기는 역행 정책”이라며 “윤석열 정부 시절의 무분별한 규제완화가 집값 급등의 도화선이 됐음에도, 이재명 정부는 그 폐해를 되돌리기는커녕 재개발·재건축 완화와 용적률 확대라는 ‘불쏘시개’를 던졌다”고 질타했다.

특히 신축 매입임대 14만호 정책을 두고는 “토지·건축비 거품이 포함된 신축 매입은 결국 세금으로 민간 건설사의 배를 불리는 정책”이라며 “혈세 낭비이자 시세 자극책”이라고 맹비난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업자에게 토지 확보나 조기 착공 인센티브를 약속했다면, 그것은 서민 주거 안정보다는 건설업계 살리기가 목적”이라며 “9.7대책의 전면 폐기 없이는 집값 안정 의지를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핀셋규제 재탕”이라고 규정하며, “이재명 정부가 똑같은 길을 걸으면 결과도 똑같을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시장 신뢰를 잃고도 끝까지 통계 왜곡과 부분 규제에 집착하다 결국 정권을 잃었다. 이재명 정부가 그 실패의 교훈을 잊었다면 국민의 분노는 더욱 거셀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집값 통계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정부의 부동산 통계 전면 공개와 검증을 요구했다.

또한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1인당 6억 원으로 되돌리고, 공정시장가액비율·장기보유특별공제 등 특혜를 폐지해야 한다”며 ‘공평과세·투기근절’을 정책 중심에 둘 것을 촉구했다. 이어 “유주택자 전세대출은 갭투기의 온상”이라며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고장 난 주택공급체계 개혁을 이재명 정부의 최대 과제로 꼽았다. “현재의 선분양제는 자기자본 한 푼 없이 분양대금으로 집을 짓는 투기 구조”라며 “이 구조가 유지되는 한 집값은 절대 잡히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후분양제 도입이 ‘집값 안정의 핵심 열쇠’"라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또 “분양가상한제와 개발이익 환수제를 강화하고, 공공주택 분양원가는 전면 공개해야 한다”며 “민간참여형 사업은 ‘공공의 탈을 쓴 민간 장사판’으로, 즉시 폐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마지막으로 “집값 폭등은 투기세력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부동산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삼아온 구조적 문제”라며, “땜질식 규제로는 개혁의 동력을 잃고, 결국 국민이 고통을 떠안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언론용 규제 쇼가 아니라,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할 일관된 국가 로드맵”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집값 잡기에 진심이라면, 9.7대책부터 즉각 폐기하라. 국민은 더 이상 말뿐인 개혁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