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개발 중인 알레르기 신약 '레시게르셉트(개발코드 YH35324)'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회사는 이번 시험을 통해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한양행은 10월 14일자로 레시게르셉트의 임상 2상 시험계획이 식약처에서 승인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서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12주간 레시게르셉트 또는 위약을 투여하며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레시게르셉트는 항(anti)-면역글로불린E(IgE) 계열의 Fc 융합 단백질 신약으로, 혈중 유리 IgE뿐 아니라 IgE 수용체 알파 단백질(FcεRIα) 자가항체에도 결합해 제거하는 이중 작용기전을 갖는다.
이 기전은 알레르기 반응의 근본 원인을 억제해 만성 두드러기 증상 완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한양행은 이미 레시게르셉트의 임상 1상 시험 3건을 통해 안전성과 예비적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시험 결과, 레시게르셉트는 대조약보다 더 강력하고 지속적인 혈중 IgE 억제 효과를 보였으며, 7일간의 두드러기 활성도 점수(UAS7)로 평가한 결과에서도 대조군 대비 우수한 증상 개선을 나타냈다.
특히 기존 치료제인 오말리주맙에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군에서도 UAS7 점수가 유의하게 감소하며 뚜렷한 증상 개선이 확인됐다. 이 결과는 레시게르셉트가 오말리주맙의 한계를 넘어서는 차세대 치료제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은 "이번 임상 2상은 아시아와 유럽의 다양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레시게르셉트의 안전성, 유효성, 임상적 특장점을 폭넓게 확인하기 위한 시험"이라며 "유한양행의 오픈 이노베이션 기반 글로벌 신약개발 전략이 결실을 맺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시게르셉트는 2020년 7월, 유한양행이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은 유한양행이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임상 결과에 따라 향후 글로벌 공동개발 또는 기술이전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오말리주맙 이후 새로운 치료 옵션이 거의 없었던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분야에서 레시게르셉트가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기술 기반의 혁신신약으로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유한양행은 임상 2상 완료 후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을 추진하며, 자사의 항체 치료제 연구 경험을 기반으로 면역·알레르기 질환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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