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올해 상반기 산업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직종은 배달업으로, 근로 환경 개선이 더디고 위험 보상 구조가 지속되는 현실이 원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산재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기업은 배달의민족으로, 올해 상반기만 814명의 사고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2명은 사망했다.
2위는 쿠팡이츠로 같은 기간 41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다만 지난 6월 기준 배달의민족 활성 이용자 수는 2228만명으로, 쿠팡이츠(1125만명) 활성 이용자 수에 비해 두 배 가량 많은 점을 고려하면 두 회사의 산재 비율은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 사상자 조사 결과는 산재보험 신청자 수를 기반으로 집계한 것으로 실제로 배달을 하다가 다친 근로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지난 8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가 배달근로자 5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82%가 배달 중 사고를 경험했으나 이들 중 산재보험 처리를 한 근로자는 13.3%에 그쳤다.
이 같은 수치는 기존에 산재 다발 업종으로 꼽혀온 건설업보다 배달업에서 더욱 높은 비율로 산재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건설업에서 가장 많은 산재 사상자가 발생한 기업은 대우건설(195명)이었고, 뒤이어 현대건설(173명), 롯데건설(151명) 순이었다. 업계 종사자가 약 48만5000명(2023년 기준 추산치)에 불과한 배달·운전 등 플랫폼에서 발생한 사고 사상자 수가 건설업(전체 종사자 수 181만명)보다 높게 발생한 것이다.
배달업의 산재가 수년째 1위를 차지하는 배경에는 폭발적인 배달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근로 환경은 개선되지 않은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폭염이나 폭우 등 악천후나 심야·출퇴근 시간대에는 추가 수당이 붙는 ‘위험 보상 구조’가 존재해 근로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배달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배달라이더 근로자들은 정부에 배달업 종사자도 산재 시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해 안전보건 체계와 안전운임제(과로 · 과속 등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산업 구조 전환에 따라 산재 양태도 변화하는 만큼 맞춤형 안전보건교육 시스템 마련 등 실효성 있는 산재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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