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멀티골에도 웃지 못했지만, 여전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15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이스타디우 주제 알발라드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F조 8라운드를 치른 포르투갈이 헝가리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포르투갈은 승점 10점으로 조 1위, 헝가리는 승점 5점으로 조 2위에 올랐다.
포르투갈은 이른 시간 헝가리에 일격을 당하며 끌려갔다. 전반 8분 소보슬러이 도미니크가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설러이 어틸러가 오른쪽 골대 쪽에서 큰 체격을 활용한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뛰어올라 공을 쳐내려 했으나 수비 방해가 없었음에도 공을 건드리지 못한 디오구 코스타 골키퍼의 실책이었다.
그래도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결정력을 활용해 경기를 뒤집었다. 전반 21분 비티냐의 전진패스를 받은 넬송 세메두가 수비를 빙글 돌아 제친 뒤 슈팅 같은 낮은 크로스를 공급했고, 왼쪽 골대 쪽으로 호날두가 쇄도하며 이 공을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수비 사이로 정확한 타이밍에 문전으로 침투하는 호날두의 오프 더 볼 움직임이 빛난 득점이었다.
호날두는 전반 추가시간 3분 역전골에도 성공했다. 왼쪽에서 누누 멘데스가 올린 얼리 크로스를 호날두가 오른쪽 골대 쪽으로 들어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 레프트백 중 하나인 멘데스의 정교한 크로스와 더불어 언제 침투해야 수비를 허물 수 있는지를 아는 호날두의 노련함이 돋보였다.
이번 득점으로 호날두는 월드컵 예선에서만 41골로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프로 통산 948호골에도 성공했다. 호날두가 여전히 포르투갈에서 핵심 공격수로 활약 중이고, 사우디아라비아 알나스르와도 2027년까지 재계약을 맺은 만큼 본인이 목표로 했던 프로 통산 1,000골 달성도 이뤄낼 수 있을 전망이다. 호날두는 지난해 8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내 목표는 1,000골이다. 꼭 1,000골에 도달하고 싶다. 만약 내가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면 이 목표는 내게 가장 중요하게 다가올 것”이라며 자신의 득점 기록은 영상으로 다 증명할 수 있어 온전하다는 자부심까지 드러냈다.
포르투갈은 아쉽게도 승리를 거머쥐지는 못했다. 경기가 끝나가던 후반 추가시간 1분 루카치 다니엘이 오른쪽에서 순간 스피드로 누누 타바레스를 제친 뒤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이 헝가리 공격진과 포르투갈 수비진을 모두 통과해 반대편에 있던 소보슬러이에게 전달됐다. 소보슬러이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왼발로 공을 골문 안에 밀어넣으며 주장 완장을 차고 조국에 소중한 무승부를 선사했다.
그래도 포르투갈은 현재 월드컵 본선 직행이 매우 유력하다. 포르투갈은 앞선 월드컵 예선 3경기에서 모조리 승리했다. 조 2위 헝가리와 승점 차도 5점으로 여유롭다. 11월 A매치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사실상 월드컵 진출권을 따낼 수 있다. 포르투갈이 월드컵에 나선다면 호날두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함께 사상 처음으로 6번째 월드컵 진출과 출전을 해내는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포르투갈 축구대표팀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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